[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코로나
19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되는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에크모
(ECMO, Extracorporeal membrane oxygenation)의 국산화 시대가 열렸다
.
분당서울대병원, 서울의대, 서강대학교,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장비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 지난해 10월 국산 ECMO 시스템에 대한 시제품을 완성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고 있는 의료기기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시험계획승인’을 획득해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이렇게 개발된 국산 ECMO 시스템은 2019년 12월 13일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이 필요한 환자의 치료에 첫 적용돼 파일럿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후 환자는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교량치료를 받았으며, 지난 1월 3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폐이식 수술 후 현재 안정적인 상태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그 동안 국내에서는 한 번도 시도된 적 없는 원심성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부터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혈액산화기 제작기술 노하우 확립, 심폐순환보조장치 구동과 제어, 모니터링을 위한 전자제어장치의 제작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기술적 성과도 달성했다.
장비 개발과정에서 다양한 심폐부전 동물모델의 개발과 같은 전임상연구 분야에서의 발전도 중요한 성과로 발표됐다.
지난 2018년 7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의료기기 산업분야 규제혁신 방안’ 발표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해당 ECMO 장비 시연을 직접 관람하고 격려한 바 있다.
식약처에 인허가 과정 지원을 당부했고, ‘맞춤형 멘토링 사업’ 지원으로 이어졌다.
이번 개발은 전체 ECMO 시스템 구성품 70% 정도의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향후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국산화율은 95%가 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전상훈 교수는 “ECMO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 및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 위기 상황에서도 ECMO의 국산화는 그 가치를 더욱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자인 서울의대 김희찬 교수는 “국내 임상 치료에 적용하는 사례를 늘려가는 한편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는 2014년 6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5년간 50여억 원의 정부출연금 지원으로 진행됐다.
한편, 에크모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혈액에 산소를 공급한 후 그 혈액을 다시 환자의 체내에 넣어주는 기기를 말한다.
체외막을 통해 산소를 공급해주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주는 폐와 심장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의료기기로 중증의 심부전증, 폐부전증 환자의 치료에 사용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로 많이 알려지기 시작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에도 활용되고 있으며, 중증 심폐부전 환자 치료와 이식수술에 필수적인 기기다.
국내 기준으로는 약 350여대가 환자치료에 쓰이고 있지만, 장비 및 재료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자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비용 부담이 있어왔다.
뿐만 아니라 생명유지에 가장 중요한 심장과 폐의 기능을 대신하는 만큼, 안전성과 정확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국산화 시도의 의미가 매우 큰 의료장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