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개 피부질환 진단 '인공지능(AI)' 개발 성공
분당서울대병원 나정임 교수팀, 기존 기술적 한계 극복
2020.03.09 10: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나정임 교수 연구팀은 최근 134개에 달하는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
 
134개 질환에는 흔하게 발생하는 피부병의 대부분이 포함되며, 100개가 넘는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AI가 발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글로벌 기업이 개발한 피부질환 진단 AI26개 질환군을 분류하는데 그쳤다. 국내 AI 경쟁력이 뒤쳐져 있는 상황에서 피부질환 연구에 있어서는 세계적 수준임을 증명한 셈이다.
 
기존의 진단 AI는 제한된 질환 몇 가지에만 사용할 수 있고, 피부종양의 악성 여부 파악 등 단순 분류에만 그쳐 실제 상황에 적용하기 어려웠다.
 
예를 들어 피부종양의 양성과 악성을 구별하도록 훈련받은 AI에게 아토피 피부염 사진을 보여주면 악성질환으로 오진하는 등 직접 훈련받지 않은 경우 판별에 실패하는 한계가 있었다.
 
보다 많은 피부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AI 개발을 위해 나정임 교수팀은 합성곱 신경망(CNN)이라는 특화된 알고리즘을 활용해 22만장에 달하는 아시아인 및 서양인의 피부병변 사진을 학습시켰다.
 
개발된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은 피부과 전문의에는 못미치지만 레지던트와 동등한 수준으로 피부암을 정확하게 진단했다.
 
항생제 처방 같은 일차적 치료 방법을 제시했을 뿐만 아니라 134개 피부질환을 분류하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피부과 레지던트 26명과 전문의 21명이 3501개의 사진을 진단한 결과, 단독 진단시 민감도는 77.4%였으나 AI 도움을 받아 판독했을 때는 86.8%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또한 비의료인 23명을 대상으로 피부암을 감별하게 해본 결과 처음에는 민감도가 47.6%에 불과했지만 AI의 도움을 받았을 때는 87.5%로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의료인과 의료진의 피부암 진단 특이도 역시 AI 도움을 받았을 때 약 1% 증가했다.
 
기존 연구가 AI와 의사의 진단 능력을 단순 비교한 것에 그친 것과 달리 이번 연구는 AI가 의사의 진단능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다.
 
나정임 교수는 “AI 정확성은 사진의 초점, 구도 등에 영향을 받지만 이러한 문제는 인간의 지성이 보완할 수 있다결론적으로 AI 도움을 받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진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의료계에서 AI와 의사는 서로를 대체하는 게 아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며 의사 진단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조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피부연구학회지 JID(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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