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성은 기자]
코로나19가 전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선언된 가운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최신 ICT기술인 인공지능(AI)이 다방면에서 활용되고 있다.
구글,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대기업을 필두로 국내 중소기업까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위험성 감지, 폐 손상 진단, 의심환자 관리, 진단키트 개발 등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AI를 사용 중이다.
가장 많은 기업들이 뛰어든 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한 폐(肺) 손상을 AI로 진단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치료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높이고자 한다.
폐에 감염을 유발할 수 있는 여러 요인 중 코로나19에 의한 손상만을 명확히 구분해내는 건 의료진에게도 쉽지 않다.
폐 진단 AI는 의료진의 진단 업무 효율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 의료진을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중국 알리바바는 지난 3월 2일부터 폐 CT를 통한 AI 검진시스템을 코로나19 실전에 본격 도입했다. 알리바바의 AI는 20초 만에 96% 정확도로 확진자를 분별해냈다.
알리바바 이전에는 중국 톈진의대병원 연구진이 2월 18일 폐 CT 결과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해낼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53명의 폐 CT 이미지를 AI에 학습시켜 코로나19로 인한 폐 손상의 특징을 구분하도록 했다. 이 AI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82.9%의 정확도로 분석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한국에서는 의료AI 전문기업 뷰노의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가 최근 지역 의료기관에서 코로나19 진단을 위한 폐렴 검사에 활용되고 있다.
뷰노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대구파티마병원을 비롯해 강원도 지역 보건소에서는 검사 대상자를 효율적으로 선별할 수 있도록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바이러스 단백질 구조 분석해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속도
구글은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바이러스 단백질 구조 분석을 보다 빠르고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AI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는 3월 6일 AI를 활용해 AI 자회사 '딥마인드'의 의료용 AI '알파폴드'를 코로나와의 전쟁에 투입, 코로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지난 2016년 이세돌 9단을 꺾은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다. 구글은 이 AI로 코로나19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SARS-CoV-2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해 백신과 치료제를 마련하는데 기여할 계획이다.
미국 AI 신약개발 스타트업인 인실리코 메디슨은 새로운 신약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이를 합성 및 검증하는 단계까지 단시간에 수행할 수 있는 AI 시스템 ‘GENTRL’을 개발했다.
이 기업은 AI를 활용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사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제)를 표적으로 하는 분자구조를 발표했다. 향후 제약업체들이 테스트할 수 있도록 분자 100개를 선정했다.
약물분자가 효과를 내려면 타깃으로 하는 한 가지 수용체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독특한 모양과 전하를 가져야 하는데, 이를 AI로 찾은 것이다.
연구진은 GENTRL을 이용해 섬유증 및 기타 질환 치료를 위해 DDR1 억제제 타깃물질 6개를 발굴하고 합성한 후 시험관 및 생체에서 검증하는 프로세스를 단 46일만에 마쳤다고 전했다.
국내 코로나19 AI 사용, 중소기업 필두 영역 확장 중
미국과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현장에서 AI를 활용하는 방법을 적극 모색하는 중이다.
AI 기반 음성봇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 클로바는 코로나19 의심환자를 관리하는 행정 부담을 줄이는 데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네이버 클로바의 AI 음성봇은 경기 성남시의 코로나 능동 감시자에게 하루에 2번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과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 시약 생산업체 씨젠은 AI를 진단 키트 개발 과정에 활용, 개발 기간을 2주 내외로 단축했다.
디어젠은 AI 분석을 통해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가 코로나19에도 효과가 있음을 밝혀냈고, 아론티어도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한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뷰노뿐만 아니라 AI 기반 의료분석 업체인 JLK 인스펙션 역시 AI를 활용해 수초 안에 X-ray를 판독, 확진자의 폐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해서 의료현장에 배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