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속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의료장비는 인공호흡기다.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인공호흡기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은 앞서 “중국 후베이성 데이터를 근거로 전체 감염자에 15% 가량이 의학적 치료가 필요하고 특히 5%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중증 환자”’라고 분석한 바 있다.
비율 상으로는 높지 않아 보이지만 코로나의 가공할 전파력으로 절대적인 확진자 수 자체가 늘어나면서 중증 환자의 수도 평시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은 최근 확진자가 급증해 인공호흡기 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다. 미국 내에서도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뉴욕주에서는 주지사가 “필요한 인공호흡기가 약 3만대인 데 반해 실제 보유량은 그 절반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국방물자생산법까지 발동해 자동차 회사인 GM, 포드 등에게 인공호흡기 생산을 주문하고 나섰다.
매일 수백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가용한 인공호흡기에 비해 훨씬 많은 중증 환자들이 일시에 쏟아져 나오며 의료진이 누구에게 인공호흡기를 줄 지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국내의 경우는 아직까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인공호흡기 부족은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중수본에 따르면 현재 국내 인공호흡기 수는 9823개이고 2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중증 이상 환자 수는 78명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언제든지 대규모 확진자가 재차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실제로 최근 의사협회는 중증환자 급증에 대비해 인공호흡기 등의 의료장비 확충이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재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인공호흡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5년 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 사태 당시에는 에크모(체외막 산소화 장치)가 주목을 받았었다.
에크모는 심장과 폐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환자의 혈액에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산소를 주입한 뒤 다시 체내로 넣어주는 장치다.
환자의 심폐 기능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때 까지 짧게는 1~2일에서 한 달 가량 사용되며 약물, 인공호흡기로도 치료가 쉽지 않은 환자들에게 사용되는 최후의 방법이다.
메르스가 처음 발생했던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메르스 환자의 에크모 생존율이 약 40%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으며 국내에서도 지난 2015년 메르스 환자들에게 사용돼 그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현재 국내에는 350대가 있으며 코로나19 확진자 중 일부 위중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크모 역시 지금 당장은 가용한 장치가 있는 상황이지만 중증환자 급증에 대비해 확충이 필요하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실제 최총적으로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폐렴으로 사망해 논란이 됐던 대구 17세 소년의 경우, 이 소년을 치료하던 영남대병원에 사용 가능한 에크모가 없어 포항 기독병원에서 에크모를 빌려오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