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 이미 손상된 치매환자의 뇌를 다시 되돌릴 수 있을까? 수많은 제약사들이 도전했으나 실패했던 이 과제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 말 그대로 뇌에 직접 빛을 비추는 방식을 통해서다.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캐나다 바이오 기업 Vielight의 의료기기 Neuro RX Gamma가 소규모 연구에서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캐나다의 토론토대학교 연구진은 해당 기기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22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여태까지 치매는 회복이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다. 때문에 제약회사들도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사전에 치매 발병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둬 왔다. 하지만 약이 아닌 새로운 치료법이 불가능할 것처럼 여겨졌던 치매 치료에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Neuro RX Gamma는 헤드셋에 탑재된 LED를 통해 머리에 40Hz의 감마파를 쏘며 별도로 코에 착용하는 클립으로 뇌에서 기억을 관장하고 치매 발생시 가장 먼저 손상을 입는 해마 부위에 직접 빛을 비추는 방식이다.
실제로 앞서 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 검증을 위해 12주간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해당 기기로 치료를 받은 환자 전원이 기억력은 물론 읽기‧쓰기능력 등에서 호전을 보였다.
또한 뇌 스캔 결과, 뇌 혈류량 증가와 뇌내 연결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당 치료를 멈추자 다시 증상이 악화됐다.
지난 2017년 한 남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기기를 통한 치료를 시작한지 3주만에 장기기억력이 두 배, 단기기억력이 세 배나 좋아졌다.
그의 쓰기 능력과 운동 기능은 4일만에 10점 만점에 0점에서 7점으로 올랐으며 비판적 사고 능력, 대화 능력도 첫째 날 1점에서 21일째 되는 날 7점으로 증가했다. 치료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시행한 실시간 뇌 스캔에서도 고무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당시 연구를 수행했던 토론토대학의 Reza Zomorrodi 박사는 “빛이 EEG와 뇌(腦) 신호에 변화를 주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이어 “해당 치료법은 매우 정밀하고 즉각적인 효과를 보여줬다. 우리는 이 치료가 미토콘드리아 활동과 상호작용하며 뇌의 에너지를 증폭시킨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2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임상시험은 3년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성공적인 결과가 나올 경우 치매를 되돌리는 최초의 치료법이 탄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