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의료기술 상호 비교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1800억 규모의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국책사업을 추진한다.
허대석 환자중심의료기술최적화연구사업단장(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최근 NECA 건물에서 개최된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 설명회에서 "같은 질환이라도 병원, 진료과별로 치료법과 처방이 다르다. 환자중심 의료기술 연구를 통해 이를 표준화하고 국가적 차원의 임상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이 근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사업은 NECA 역대 추진 사업 중 최대 대규모로 진행되며 당초 26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방침이었으나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1800억으로 조정됐다.
특히 새로운 의료기술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이 아닌 이미 사용되고 있는 의료기술의 임상 근거를 확보하고 해당 기술이 의료재정 절감 및 환자 중심으로 최적화돼 있는지까지 살펴본다는 측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의료기술 간, 혹은 단일 의료기술의 전향연구(현시점부터의 임상시험)와 후향연구(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조사)분야 과제를 공모하는데, NECA에서 지정한 29종류의 지정주제 또는 자유주제가 선정될 방침이다.
일례로 의료기술 간 비교평가 전향 연구 주제는 ▲관상동맥 스텐트 삽입 시술 이후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 비교 ▲기관지 확장증에서 거담제별 비교평가 ▲미세 갑상선 유두암에서 수술과 적극적 감시 요법의 비교 ▲동맥류 차단 치료술 간 비교평가 ▲위산분비역제제 비교평가 등 치료 약제 혹은 시술법의 유용성을 상호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외에도 천식 생물학적제제, 폐암 양성자치료, 만성질환관리, 조현병 환자 관리 프로그램 등 근거가 불충분하거나 부작용 사례가 발생했음에도 임상현장에서 쓰이고 있는 의료기술 비교 효과성 및 환자성과 등을 검증할 방침이다.
허대석 단장은 “8년에 걸쳐 연간 200억 이상이 투입될 것”이라며 “공공연구 혹은 정책 반영을 위한 임상 데이터 구축에도 목적이 있기 때문에 전향적 연구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공성을 목적으로 하는 참여이기 때문에 연구비 매칭 펀딩 등을 통한 민간기업 참여는 제한된다. 다만 예외적으로 제약회사가 연구과제 수행에 있어 필요한 약제를 기부 형태로 제공하는 것은 가능하다.
궁극적으로 해당 임상 연구 결과가 진료 가이드라인 혹은 보험수가 결정의 참고 자료로 활용될 수 있게끔 한다는 것이 목표다.
허 단장은 “이번 사업은 미국에서 정부 차원으로 분산돼 있는 임상 DB를 한데 모아 구축한 사업을 벤치마킹 한 것으로 완성되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현재는 하나의 질환을 두고도 학회마다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유관 학회들이 모여 효율적인 포맷을 제안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많은 시행착으를 겪어 아직 사업 형태가 완전하지 않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방향에 대한 중장기적인 피드백도 받고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