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가톨릭의대 다장기이식팀이 난치성 중증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소장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진행한 17번째 수술로 국내서 가장 많은 기록이다.
지난 2004년 처음 소장이식수술을 실시한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5년 생존율이 73.3%에 이를 정도로 수준 높은 효과를 내고 있다.
소장은 다른 장기보다 면역 거부반응이 강해 소장이식 수술을 하면 면역억제제를 강하게 써야 한다. 이 때문에 이식받은 환자의 면역력이 심하게 떨어질 위험이 있다.
이식된 소장은 대변에 노출되기 때문에 이식 장기 중 감염 위험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해도 감염 때문에 패혈증이 생길 위험이 있다.
소장 이식수술이 난이도 높은 수술로 분류되는 이유다.
그 가운데 서울성모병원은 소장과 대장을 크게 절제한 뒤 단장증후군을 호소하던 문모씨(52)에게 지난 5월13일 소장 이식수술을 했다.
환자는 영양분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소장과 대장 길이가 짧아져 음식을 입으로 섭취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중심 정맥으로 영양수액을 공급받았는데 정맥요법 치료를 오래 받다보니 간 기능이 망가져 소장 이식이 꼭 필요한 환자였다.
황정기 대전성모병원 혈관이식외과 교수, 김지일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김미형 성바오로병원 교수, 정재희 서울성모병원 교수팀은 문씨에게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했다.
다행히 환자는 지난달 19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가톨릭의대 소속 여러 병원 의료진으로 꾸려진 다장기이식팀은 2015년 처음 만들어졌다. 위장관 희귀질환을 앓던 2세 소아에게 소화기계 장기 6개를 이식하는 수술을 준비하면서다.
이명덕 소아외과 교수가 주축이 됐던 다장기이식팀은 이 교수 퇴임 후에는 황 교수를 주축으로 운영되고 있다.
환자 문씨는 "수술 전 물도 마음대로 못 마실 만큼 힘들었는데 뇌사자의 장기기증으로 얻은 새 삶 덕에 이제는 먹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