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승원 기자] 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초기에는 자살 가능성이, 치매 말기에는 사고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은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05년부터 2016년까지 12년간 노인성 치매임상연구센터(Clinical Research Center for Dementia of Korea, CREDOS)에서 모집한 인지장애 환자 1만169명의 사인을 추적 관찰했다.
홍 교수팀은 성별, 나이, 직업 유무, 교육 기간과 같은 인구학적 특징과 인지 장애 질환 중증도 등 다양한 분류 별 인지 장애를 앓고 있는 고령 환자들의 사망 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인구학적 특징으로 자살 환자들이 사고사 환자들과 비교해 연구 등록 시점에 나이가 비교적 젊었고 인지 장애 정도가 낮았으며, 교육 기간이 짧았고 취직 상태인 경우가 더 많았다.
인지 장애 중증도로 비교하면 중증도가 높아질수록 자살률이 낮아졌다.
하지만 낮아지는 폭이 크지는 않았는데 사고사 비율은 중증도와 동일하게 높아졌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인지장애 환자들의 자살률은 사고사율에 비해 비교적 낮았는데 자살 시도 시 인지 능력 한계가 자살계획 이행에 방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살률은 인지장애 진단 초기에 가장 높았는데 이는 최근 1년 이내 암 진단 받은 비교적 젊은 환자들이 자살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초기 인지 장애 환자와 암환자들 모두 기능 장애 발생과 자율성이 떨어짐에 따라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중증 환자들의 경우 운동력, 상황 판단력, 단기 기억력이 악화돼 사고사가 증가했다. 이는 신경인지 손상에 따라 인지장애 환자의 사인이 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고사 위험 요소 중 나이는 경증, 중증 인지장애 환자 모두에게 치명적인 위험 요인이었는데 경도 인지장애 환자의 사고 사망률은 1년마다 3.63배 늘어났다.
결국 병의 초기 단계부터 사고에 대한 잠재적 위험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홍진표 교수는 “우리 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웰다잉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며 “갑작스런 죽음을 예방하기 위해선 인지장애 정도 평가때 시기별 사망 사고 예방 전략 및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Alzheimer’ s Research & Therapy’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