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이 달라지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소하던 수술용 의료로봇이 보편적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대학병원과 같은 상급종합의료기관뿐만 아니라 전문병원에서도 다각도로 활용되며 수술로봇 위상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로 대표됐던 수술로봇 시장은 이제 수술실의 필수 장비로 거듭나는 중이다.
로봇수술시장 청신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의료로봇시장과 컴퓨터 지원 수술시장은 2022년까지 20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수술로봇 시장은 28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특히 부인과 수술의 비중이 높다.
미국의학협회는 로봇수술이 다른 최소침습수술보다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자궁절제술에 많이 사용된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적인 로봇수술 시스템 전문 기업은 미국의인튜이티브서지컬(Intuitive Surgical)이다. 1999년 '다빈치(dA Vinci)'시리즈가 세계 최초로 소개됐을 때만 해도 로봇수술의 안전성과 효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인튜이티브서지컬은 다빈치 수술 관련 연구를 외과전문 발행물을 통해 꾸준히 공개해 안전성을 입증하려 노력했다. 현재 만 건 이상의 임상실험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추격 업체들의 선전도 눈에 띈다. 미국의 스트라이커(Stryker)는 정형외과 수술로봇 업체 마코서지컬(MAKO Surgical)을 인수해 자사 제품 수술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중이다. 얼마 전 국내에서도 이 시스템을 도입해 말기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적용하고 있다.
영국 업체인 스미스 앤 네퓨(Smith & Nephew)는 블루벨트 홀딩스(Blue Belt Holdings)라는 업체를 인수해 인공관절 전치환술을 지원하는 수술로봇 ‘내비오(Navio)’를 판매 중이다.
이밖에존슨앤드존슨은 프랑스의 자회사 앱시스를 통해 무릎관절치환술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는 오소택시(Orthotaxy)를 인수했으며, 메드트로닉은 척추수술 로봇 시스템을 개발하는 마조로보틱스(Mazor Robotics Ltd)를 인수한 바 있다.
국내서도 보편화되는 로봇수술
우리나라는 대표적 수술로봇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시리즈를 빠르게 받아들여 다양한 수술에 적용하는 중이다. 특히 비뇨기암에서 활용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갑상선암과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부인과 질환에서도 많이 쓰인다.
일례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월 25일 세계 최초로 다빈치 SP 로봇수술 1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기를 도입해 지난해에는 단일 기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했다. 관련 연구 진행도 활발하다.
국내외 3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고, 특히 흉부외과는 10년동안 시행한 로봇수술 성과를 토대로 한 장기적 성적을 저명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 수술로봇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시리즈를 빠르게 받아들여 다양한 수술에 적용하는 중이다. 특히 비뇨기암에서 활용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갑상선암과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등 부인과 질환에서도 많이 쓰인다.
일례로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월 25일 세계 최초로 다빈치 SP 로봇수술 100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2005년 국내 최초로 로봇수술기를 도입해 지난해에는 단일 기관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했다.
관련 연구 진행도 활발하다. 국내외 35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고, 특히 흉부외과는 10년동안 시행한 로봇수술 성과를 토대로 한 장기적 성적을 저명 학술지에 게재하기도 했다.
세브란스병원 로봇내시경수술센터 한웅규 소장은 “로봇수술 안전성은 검증받은 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임상례를 기반으로 수술로봇 개발도 추진할 것”이라며 “레보아이(Revo-i)등 한국형 수술로봇 도입과 라이브 수술 등 지금까지의 경험을 다방면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의 술기 전파에도 한국 의사들 활약이 크다.
최근 중국의사협회 로봇수술지회는 북경 허무지아병원에서 처음으로 ‘한•중 갑상선암 다빈치 로봇 라이브 수술 학회(China-Korea Robotic da Vinci Live Thyroid Cancer Surgery Seminar)’를 개최, 한국의 갑상선 로봇수술 전문가를 초빙하고 중국 의료진과 함께 수술 노하우를 공유했다.
해당 학회에서 한국 대표로 참석해 유륜-액와 접근법을 통한 로봇 갑상선 전절제술을 시행한 중앙대병원 갑상선내분비외과 강경호 교수[사진]는 “로봇 갑상선암 수술은 암치료이면서도 미용과 성형적 장점이 크기 때문에 중국 환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최근 중국에서도 갑상선 로봇수술 횟수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강경호 교수는 2016년 9월부터 1년간 중국 상해 교통대학 루이진병원에서 방문교수로 지내며 로봇 갑상선 수술을 전수한바 있다.
강교수는 “중국은 최근 많은 발전을 거듭해 한국 못지않은 수준의 대형병원을 갖추고 있으나 그만큼 지역 간 의료격차가 커 외국 의료단체 진출에 호의적”이라며 “로봇수술뿐만 아니라 다른 국내 의료서비스도 무대를 중국으로 확장하는 흐름이 계속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척추와 인공관절 치환술에 사용되는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정형외과 임플란트업체 관계자는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 상태 및 관절이 움직이는 각도 등을 고려해 뼈를 얼마나 깎아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술기가 충분한 의사들은 수술로봇을 좀 더 비싼장비 정도로 여기고 잘 사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로봇시스템 정확도와 빠른 회복이주목받으면서 사용이 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의 주요 업체들이 수술로봇을 인수했다는 것은 차후 관절수술 시장에서 로봇 사용이 보편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서는큐렉소가 무릎과 엉덩이 인공관절 전치환술에 사용하는 완전자동로봇 제품을 개발해 공급 중이다.
첨단기술 접목되는 로봇수술
이런 가운데 이제 로봇이 스스로 수술 부위를 판단하고 집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인공지능(AI)과의 결합이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메드트로닉 이희열 아태지역 대표는 “AI를 기반으로 한 로보틱스 기술이 미래 의료기기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수술 부위를 직접 보지 않고 집도하는 로봇수술법이 보편화되면 교육을 위한 가상현실(VR)등의 시뮬레이션 기술이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가능하다.
최근 다빈치 시리즈 신제품을 선보인 인튜이티브서지컬의 글렌버보소 수석부사장은 “인공지능은 잠재적 기술부문 가운데 하나지만 수술로봇과 결합되는 것은 먼 미래의 얘기”라며 “현재 장비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의사가 수술 부위를 정밀하게 볼 수 있도록 비주얼 역량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로봇수술시스템 특성상 집도의가 카메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술 부위를 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인튜이티브서지컬은 최신 장비인 다빈치 SP에 로봇팔처럼 조종해 다양한 각도를 볼 수 있는 카메라 기능을 추가했다.이런 수술 방식은 수술 전 시뮬레이션의 중요성을 높이고 있다.
단일 의료기관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로봇수술 2만례를 달성한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로봇수술 교육을 위한 VR 시스템 도입을추진중이며, 국내 수술로봇 장비 레보아이 또한 수술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VR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3D프린팅 기술의 발전도 연관이 있다. 3차원으로 보기 어려운 수술 부위를 3D프린터로 출력한 인공 장기를 통해 시뮬레이션하면 더욱 정확한 로봇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과 협업을 통해 신장암 수술에 필요한 3D모형을 제작하는데 성공한 바 있는 코어라인소프트의 최정필 공동대표는“수술 계획용 모형 및 수술용 가이드로서 3D프린팅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며 “로봇수술 등 첨단 수술 방식의 변화로 활용 범위 또한 점차 넓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