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제약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는 가운데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SK케미칼과 매각을 협상 중인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그간 인수 2~3년 만에 엑시트(투자 회수)하면서 SK케미칼 제약사업부 직원들이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는 회사의 제약사업부 매각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이상열 전국금속노동조합 SK케미칼 지회장은 모회사 SK디스커버리 최창원 부회장과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제약사업부는 우리 구성원들이 열심히 일궈온 삶의 터전이자 결과물"이라며 "제약사업부 매각 철회를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를 위해 헌신했던 직원들 노력이 허무하게 연기처럼 사라질까 두렵다"며 "앞에서는 감언이설로 직원들을 안심시키고 뒤에서는 비밀리에 매각을 진행한 최 부회장 외 경영진들에게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은 "시간이 지나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상장으로 인해 회사 유동자금을 확보했지만, 사업 투자라는 명목하에 구성원들 요청은 무시됐다. 설명회 때 얘기했던 업계 최고 대우는 사라졌다"며 "직원들 어깨에 짊어져 있는 무거운 책임감을 모르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1일 SK케미칼은 자사 제약사업부를 사모펀드 운용사 글랜우드 PE에 매각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규모는 6000억 원이다.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 사업인 그린 케미칼에 집중하기 위해 제약 사업 등을 담당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부문은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약사업은 케미칼 내 비주력 사업이라는 판단이다.
다만 노조는 고용승계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SK케미칼 제약사업부에는 696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매각이 진행되면 인력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SK케미칼 제약 사무·영업직 노조는 지난 22일 전원 고용승계 보장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또, 글랜우드 PE가 그간 인수 후 2~3년 내에 엑시트를 해온 만큼 SK케미칼 제약사업부가 단기간 내 또 팔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윤호 SK케미칼 파마사업대표는 22일 공지를 통해 "사실 여부를 떠나 외부를 통해 사업 방향과 관련한 내용을 접하게 됐다는 점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제약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검토한 여러 방안 중 하나다. 진행 경과는 다시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