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필립스가 미국에서 수면 무호흡증 관련 제품을 팔 수 없게 됐다. 대규모 리콜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이다.
필립스는 29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대리한 미국 법무부 동의 명령에 따라 미국에서 호흡기 제품 판매를 중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필립스 측은 "허가 법령 요구 사항이 충족될 때까지 미국에서 새로운 수면 치료 장치나 기타 호흡기 치료 장치를 판매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사안은 지난 2021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FDA는 필립스 자회사 레스피로닉스가 판매하는 일부 호흡 기계와 인공 호흡기 호흡보호구에 존재하는 흡음 폼(폴리우레탄)이 시간이 지나며 분해돼 사용자가 흡입하거나 섭취할 수 있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FDA에 따르면 이 문제는 사용자 자극과 두통을 유발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발암 가능성도 있다. 특히 잠재적인 사망자는 385명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필립스는 550만개 수면 무호흡증 기기를 리콜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억유로(1조4454억2000만원)도 충당금으로 확보했고, 2023년 9월에는 일부 소송에서 4억7900만달러(6401억8350만원)를 지불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립스는 대규모 리콜을 시작한 지 약 2년 반 만에 미국에서 관련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이미 사용 중인 제품에 대한 서비스는 계속 제공하고 부속품, 소모품, 환자 인터페이스 및 교체 부품을 공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