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엘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속되는 적자로 유동성 경색 우려가 심화하자 인건비를 줄여 이를 극복하겠단 구상이다.
회사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서울시 금천구 소재 부동산을 매각하고, 문정동 경영지원본부 사무실도 축소해 고정비를 대폭 축소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피씨엘이 지난달부터 인원 감축에 돌입했다. 지난달 말까지 퇴사자는 총 22명으로 1분기 말 기준(69명) 대비 34% 감소했다.
피씨엘은 인원 축소에 따라 이달부터 인건비를 1분기 대비 약 30% 이상 절약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급여는 10억원에서 7억5000만원으로 축소된다. 복리후생비는 5억5000만원에서 3억9000만원으로, 접대비는 2억7000만원에서 1억9000만원으로 줄어든다.
피씨엘은 보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처분한다.
우선 서울시 금천구 가산테라타워 부동산을 매각한다. 해당 유형자산을 매각해 60억원을 확보하고 이중 담보가 설정된 산업은행 차입금 35억원을 상환, 25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위치한 경영지원본부 사무실을 축소해 임대료도 기존 대비 50%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지급수수료 비중도 절감한다. 피씨엘은 소송 관련 수수료를 줄이고 내부회계 고도화, 평가자문 등 회계 용역 수수료 감소 등에 따라 향후 50% 이상 절감할 예정이다.
회사가 올해 1분기 지출한 지급수수료는 11억8100만원이다.
피씨엘이 이 같은 결단에 나선 이유는 만성적인 적자에 기인한다.
2008년 설립된 피씨엘은 체외진단 전문기업이다. 혈액선별 진단제품과 현장진단(POTC·Point of Care Testing)제품 개발 및 공급, 플랫폼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3차원 고정화 기술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고위험군 바이러스 혈액 스크리닝 다중 면역 진단제품의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력에도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진단키트 등을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으나 엔데믹 영향에 줄곧 내리막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실제 피씨엘은 2020년 매출액 537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2021년 25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올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 44억원으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특히 매출액은 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7% 급감했다.
결국 수익성 개선에 한계를 겪자 인건비와 관리비 등을 감축해 운영비를 축소키로 했다.
피씨엘은 신규 매출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보유 유형자산 매각 및 채권 회수 등에 따라 향후 1년 간 유동성 경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피씨엘 관계자는 “지난달 구조조정이 있었고 일부 부동산도 매각키로 결정했다”면서 “인력 감축은 마친 상태지만 부동산 매각은 아직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