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뉴질랜드 소재 '볼파라 헬스 케트놀로지'를 인수하기 위한 9부 능선을 넘었다. 볼파라 인수 효과로 적자 폭도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루닛이 인수를 앞둔 뉴질랜드 소재 의료 인공지능 업체 볼파라가 지난 12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피인수 안건에 대해 찬성 96.92%로 통과시켰다.
루닛에 따르면 지난달 볼파라 인수 계획안을 승인한 뉴질랜드 고등법원은 이번 주주총회 결과 정당성 등을 2차로 확인할 예정이다.
다음달 중 볼파라 주주들에게 주당 1.15 호주달러(AUD) 인수 대금을 지급하면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다.
주주총회 의결에 따라 호주 증시에 상장된 볼파라 주식은 다음달 4일부터 거래 정지·상장 폐지 수순을 밟을 예정이며, 루닛은 볼파라를 100% 소유 자회사로 편입한다.
루닛의 볼파라 인수는 미국 시장 공략과 맞닿아 있다.
2009년 설립된 유방암 검진 특화 AI 플랫폼 기업이다. 뉴질랜드 웰링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미국 내 2000곳 이상의 의료기관에 유방암 검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미국 유방촬영술 시장 점유율 42%를 차지하고 있다.
볼파라는 ▲유방 조직 밀도 정량화 솔루션 '볼파라 덴서티(Volpara Density)' ▲개인 맞춤형 유방암 위험 평가 제공 솔루션 '볼파라 리스크(Volpara Risk)' ▲유방 촬영 이미지 품질 개선 솔루션 '볼파라 페이션트 허브(Volpara Patient Hub)'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국 바이든 정부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Cancer Moonshot)'을 추진하기 위한 공공-민간 협력체 참여 기업으로 루닛과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볼파라는 1억장이 넘는 유방촬영술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루닛이 유방암 진단 솔루션을 위해 확보한 데이터가 30만장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볼파라가 보유한 의료 데이터는 향후 초거대 AI 플랫폼 구축에 기여를 할 것이란 전망이다.
루닛은 이번 인수로 미국 시장 판로 및 의료데이터를 확보하고 미국 매출을 키워갈 예정이다.
볼파라는 병원과 장기 계약을 맺고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연간 구독 형태로 매출을 냈기에 이 구조를 활용하면 추후 안정적인 매출 흐름도 이어갈 수 있다는 평가다.
루닛은 최근 3년간 매출이 2021년 66억원, 2022년 139억원, 2023년 251억원으로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457억원, 507억원, 42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햇지만 볼파라 인수 효과로 적자 폭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볼파라는 지난해 약 288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루닛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루닛은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세계적인 의료 AI 기업으로 성장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