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이 사모펀드(PEF)를 주인으로 맞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인기가 급상승하는 추세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클래시스, 루트로닉에 이어 제이시스메디칼까지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국내외 투자사들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佛 투자사, 이달 10일부터 제이시스메디칼 주식 공개매수
프랑스 사모펀드 운용사 아키메드(Archimed Group)가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 인수를 추진한다.
아키메드는 이달 1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주당 1만3000원에 제이시스메디칼 보통주 5572만4838주(72.0%)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이는 지난 7일 주가인 1만760원보다 약 21% 높은 수준으로 총 규모는 7244억원이다.
2014년 설립된 아키메드는 프랑스 PEF 운용사로 헬스케어 분야에 주로 투자하고 있다. 현재 운용자산(AUM)은 80억 유로(11조 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의료 사업에만 투자하는 35억 유로(약 5조 2000억 원) 규모의 펀드(MED Platform II)를 결성하기도 했다. 이는 조성 당시 헬스케어 전문 투자 펀드 중 글로벌 3위 수준이다.
앞서 아키메드는 지난 7일 제이시스메디칼 최대주주인 강동환 전(前) 대표와 이명환 이사로부터 지분 26.44%(2045만 8918주)를 취득하며 본격적인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기존 최대주주와 계약을 통해 26.44% 지분을 확보하자마자 나머지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에 나선 것이다. 아키메드는 공개매수 완료 후 제이시스메디칼 자진 상장폐지에 나설 예정이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 2004년 설립된 미용 의료기기 업체로 고주파(RF) 미용 의료기기 '포텐자', '덴서티' 등의 라인업을 갖췄다.
통종 업계 인수·합병으로 포트폴리오 시너지 본격화
국내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도 지난해 6월 미용 의료기기 업체 루트로닉을 인수하고 올해 1월에는 사이노슈어를 인수했다.
1997년 설립된 루트로닉은 레이저 의료기기 '울트라', 근육통 완화 의료기기 '아큐커브' 등을 보유한 국내 업체이며 사이노슈어는 피부과 의료기기 제품을 개발하는 미국 기업이다.
한앤컴퍼니는 루트로닉 잠재 발행주식 총수 77.85%를 공개매수 후 자진 상장폐지했다.
이후 지난 4월 사이노슈어 합병을 거쳐 '사이노슈어 루트로닉'을 만들었다. 이는 양사 합병으로 덩치를 키워 세계 시장에서 더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그림이다.
미국계 PEF 운용사 베인캐피탈도 지난 2022년 4월 클래시스 지분 60.84%를 669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클래시스는 집속초음파(HIFU) 에너지를 피부에 쏴 탄력을 높여주는 '슈링크' 기기로 유명한 회사다.
베인캐피탈은 이듬해인 2023년 5월 클래시스를 앞세워 경쟁사 이루다 김용한 대표 지분 18%(368만 918주)를 주당 1만1000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이루다는 마이크로니들 레이저로 유명한 회사로 베인캐피탈은 이루다 지분 확보로 클래시스가 갖지 못한 라인업과 공백을 메우는데 성공했다.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는 이유는 높은 성장성에 있다.
실제 제이시스메디칼의 경우 지난해 매출액 1430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22.7%, 6.7% 늘어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클래시스도 매출액 1801억원, 영업이익 89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0%, 30.1% 늘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소득 수준 향상과 소셜미디어(SNS) 영향력 확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등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업체 대부분이 실적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IT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융복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점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