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대 수혜 기업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씨젠이 엔데믹 전환을 맞아 성과에서 적잖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핵심 인력 유출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에 실적 감소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씨젠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70.6% 줄어든 195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7% 줄어든 8533억원으로 집계됐으며, 당기순이익은 66.5% 감소한 1799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만 놓고 봐도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 씨젠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2.2% 줄어든 155억원, 매출액은 70.1% 줄어든 122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하면서 PCR 기반 분자진단 사업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엔데믹 전환에 따라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씨젠은 경우 인력 유출도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확인이 가능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씨젠 직원 수는 1053명으로 1분기(1187명)보다 11.29% 감소했다. 연구개발(R&D) 인력도 총 531명으로 1분기(599) 대비 68명이 줄었다.
핵심 인력도 대거 이탈한 상태다. 지난해 9월에는 신규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영입한 인수합병(M&A) 전문가인 박성우 부사장이 합류 1년 8개월 만에 사직한 바 있다.
비슷한 시기 민경오 사장(연구 총괄), 이민철 사장(R&D 총괄), 이호 사장(글로벌 비즈니스 총괄) 등도 줄줄이 일선에서 물러났다.
더욱이 에스디바이오센서 등 주요 경쟁사와 달리 M&A 성과도 없다 보니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씨젠은 코로나19 진단시약 매출이 감소했으나 비코로나(Non-Covid) 제품 매출이 이를 상쇄하며 지속 성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호흡기질환(RV),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코로나 진단시약의 4분기 매출은 52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4분기 시약 매출 중 비코로나 제품 비중이 53%, 코로나 제품 47%로 코로나19 발생 후 처음으로 비코로나 매출이 코로나 매출을 넘어섰다.
장비 부문에서는 4분기 말 누적 기준으로 증폭장비 5429대, 추출장비 2828대가 설치되며 분자진단을 위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씨젠은 올해 다수의 특허 기술이 적용된 60여 종의 신드로믹 분자진단 제품과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시스템 AIOS를 기반으로 글로벌 분자진단 시장 공략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신드로믹 검사는 질병을 유발하는 병원체를 한꺼번에 검사해 원인을 한 번에 찾아내는 검사를 말한다.
특히 최근 독일, 룩셈부르크, 벨기에 등 유럽 국가에서 동시검사 보험수가가 신설 또는 확대되는 추세인 만큼, 신드로믹 제품이 감염성 질병 검사와 환자관리에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씨젠 관계자는 “신드로믹 분자진단 파이프라인과 이를 적용한 완전 자동화 분자진단 시스템을 기반으로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글로벌 표준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