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가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이후 주가 급락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특허 침해 문제로 소송 중인 경쟁사 인슐렛과의 분쟁이 유럽으로 확대되면서 악재가 겹치는 상황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오플로우 주가는 이날 기준 전날 대비 5.76%(400원) 하락한 6540원에 장을 마쳤다. 이오플로우 주가 하락은 지난 21일 823억원대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여파에서 비롯됐다.
실제 유상증자 계획 발표 전까지 이오플로우 주가는 1만2000원대를 형성하고 있었으나 유상증자 계획을 공시한 이후 일주일 만에 절반 수준으로 밀려났다.
이오플로우는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가액 9040원 기준 823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운영자금으로 573억원, 채무상환자금으로 200억원, 시설자금으로 50억원이 사용할 예정이다.
1주당 신주배정주식수는 약 0.3주이며 신주 배정 기준일은 9월 26일이다. 청약은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양일간 진행된다. 신주 910만주는 11월 9일 상장된다.
문제는 유상증자 계획 발표 후 새로운 소송건이 수면 위로 들어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오플로우는 유상증자 관련 증권신고서에 핵심투자위험 중 하나로 경쟁사인 인슐렛과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도 소송 중인 사실을 공시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인슐렛은 이오플로우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가 특허(클러치 구조)를 침해했다며 미국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특허권 침해 및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동시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도 냈는데, 이오플로우는 지난달 가처분 취소 결정을 받아내면서 승기를 잡았다. 현재 본안 소송이 진행 중으로 오는 11월쯤 배심원 평결이 내려질 전망이다.
하지만 인슐렛은 지난 6월 말 같은 특허를 유럽 특허청에 신규 등록하면서 분쟁 지역이 확대된 상황이다.
인슐렛은 특허 침해 근거를 내세워 이오플로우와 이오플로우 유럽연합(EU) 지역 유통사인 '메나리니'를 상대로 유럽통합특허법원(UPC)에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인슐렛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UPC 결정이 효력을 미치는 EU 지역 17개국에서 이오패치 판매가 중단될 수 있다.
인슐렛이 UPC 협정을 맺고 있지 않은 나머지 EU 회원국 법원에도 판매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수 있다.
이오패치 판매가 금지될 경우 이오플로우 입장에서는 타격이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이오플로우는 지난 2022년부터 메나리니를 통해 유럽 주요 국가에서 판매를 개시했다. 현재 이탈리아뿐 아니라 벨기에, 독일, 그리스, 포루투갈, 스웨덴, 스페인,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룩셈부르크 등 총 11개국에서 보험 등재를 마친 상태다.
또 가처분이나 소송 결과에 따라 코스닥 시장에서 주권매매거래가 정지 될 수 있다.
앞서 이오플로우는 인슐렛 영업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자 지난해 10월 11일부터 주권매매거래정지가 됐다가 같은 해 11월 16일 주권매매가 재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오플로우는 소송대리인을 선임해 UPC에서 가처분 심리기일을 지정하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고 선행 기술이 있어 특허가 무효라는 점을 주장하기로 했다.
특히 최악의 경우 인슐렛 특허 침해 이슈를 회피할 수 있는 신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등 활로도 마련했다.
이오플로우 관계자는 "현지 소송대리인을 선임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소송에 패소해도 관련 특허기술과 무관한 제품을 개발, 판매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