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보시스템(HIS) 기업 이지케어텍이 카카오를 등에 업고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에 나서면서 주춤했던 성장세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지케어텍이 18일 카카오헬스케어로부터 약 99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지케어텍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형태로 발행하는 신주를 카카오헬스케어가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보통주 44만8776주(지분율 약 6.57%)로 카카오헬스케어는 서울대학교병원에 이어 이지케어텍 2대주주가 된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지케어텍은 서울대병원 전산팀에서 출발했다. 회사는 처방전달 및 약물안전관리 시스템, 전자의무기록 등 의료 전 과정에 대한 기록 업무를 사업화하고 서울대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보라매병원 등 국공립병원에 제품을 납품하며 몸집을 키웠다.
이를 토대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대형병원 구축 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2019년 3월 코스닥 상장 후 해외 시장도 진출해 현재 중동,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으로도 솔루션을 수출하고 있다.
다만 EMR 시장이 포화한 데다, 신사업 성과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재무 상태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왔다. 이지케어텍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19년부터 적자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3월 결산법인인 이지케어텍은 20기(2019.4.1~2020.3.31)에는 매출 646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고, 21기(2020.4.1~2021.3.31)엔 매출 769억원 영업이익 –39억원을 냈다.
22기(2021.4.1~2022.3.31)에는 매출 920억원, 영업이익 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3기(2022.3.31~2022.6.31) 1분기에는 매출 171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내며 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회사는 23기 2분기(2022.4.1~2022.9.30)에도 매출 177억원, 영업이익 -4000만원으로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최근 새로운 캐시카우인 클라우드 EMR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내며 부진했던 실적도 만회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이번 카카오헬스케어 투자 유치로 이런 성장세에 힘을 싣겠단 구상이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클라우드, 해외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창출에 나설 계획이다.
실제 이지케어텍은 올 2분기 클라우드 EHR 부문에서 매출 40억원을 냈다. 이는 사업 초기 20억원과 비교하면 두배가 넘는 성과다.
이지케어텍 관계자는 "이번 투자 유치로 급속히 성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의 향후 사업방향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됐다"면서 "질병치료 위주에서 예방 및 관리 중심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확대되는 흐름에 맞춘 서비스를 개발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헬스케어와 이지케어텍 연결고리는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였던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다. 황 대표는 지난 2013년부터 이지케어텍에 합류해 2015년부터 2021년 11월까지 이지케어텍 부사장을 역임했다.
이지케어텍 최대주주인 서울대병원은 이지케어텍 임원과 서울대병원 교수를 겸임할 수 있도록 했다. 황 대표는 2021년 12월 카카오헬스케어에 합류하며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직도 사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