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의 협상단 철수로 파행을 맞이했던 문재인케어 실무협의체가 재개됐지만 여전히 상호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9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대한병원협회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실무협의체 제10차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이달 초 의협 비대위가 복지부의 예비급여 강행에 반대하는 의미로 협상단을 철수한 뒤 처음으로 개최된 회의다.
의협 비대위의 협상단 철수 이후, 복지부는 신임 의협회장이 선출된 뒤인 3월 말에 실무협의체 회의를 재개하기로 한 바 있다.
이후 지난 23일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인이 제 40대 의협회장으로 선출되자, 예고했던대로 실무협의체 회의를 재개한 것이다.
회의가 재개됐지만 최대집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예비급여 고시 중단과 손영래 예비급여과장의 교체를 조건으로 내걸면서 향후 논의 진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내건 조건은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방향성 찬성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은 상복부 초음파 고시 전면 철회 ▲상복부 초음파 시행시기 의료계와 추가 논의 필요 ▲산정 기준 외 초음파는 비급여로 존치 ▲손영래 예비급여 팀장 교체 등이다.
이날 회의에서도 의협 비대위는 정부에 예비급여 제도 강행이 아닌 의료계를 대화 파트너로 인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정부가 문재인케어과 예비급여 시행에 있어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강행해온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의협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은 “의협 새 회장이 선출됐는데 회원들이 초강성 회장을 선택했다. 이는 사회에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지 의사집단의 이기주의가 아니다”라며 “이번 선거 결과는 그동안 정부의 소통 부족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무총장은 “상호존중이 중요한데 그동안 정부는 의료계를 존중하지 않았다. 정부가 의사들의 뜻을 존중해줬으면 좋겠다”며 “문재인케어 시행에 앞서 의료계와 소통하고 의료계를 존중해달라. 의료계를 대화파트너로 존중하면 의료계도 집단휴진 강행 등보다는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병협 이성규 협상단장도 “그동안 9차례에 걸친 실무협의체 회의에서 심사체계 개편 합의 등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의료계는 문케어에 저항하며 염려하고 있다”며 “예비급여 시행 문제나 적정수가에 대해서 잘 논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향후 실무협의체 회의에서 소통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이기일 보건의료정책관은 “신임 의협회장의 당선을 축하한다. 국민 건강증진을 위한 큰 일을 기대한다”며 “정부도 상호존중과 신뢰, 성실을 바탕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9차례 회의에서 성과가 있었는데 수가보상에 대해 논의를 다하며 올바른 의료제도를 만들어 나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