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이 오는 2022년부터 의과대학 전환에 돌입한다.
30일 건국대 등에 따르면 충주에 있는 건국대 글로컬캠퍼스는 의전원을 의과대학으로 전환하기 위해 교욱부로부터 '의학전문대학원 교육 학제 전환 및 정원조정'을 지난 16일 승인받았다.
이어 복지부로부터 ‘전공의 수련병원 및 전공의 정원 변경 승인’도 최근 통보받았다.
건국대는 오는 2022년부터 의과대학 첫 신입생 40명을 사전 선발할 예정이다. 건국대 측에 따르면 졸업인원을 매년 동일하게 유지하기 위해 2년간은 의전원과 의과대학 신입생을 각 40명씩 뽑는다.
이후 2024년부터는 의과대학 의예과 신입생으로 40명을 선발하게 된다.
건국대 관계자는 “의과대학 신입생을 받기 전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필요한 설비를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예산은 4~50억원 수준이 될 예정이다.
그는 이어 “심뇌혈관센터 전문센터를 분비하고 있으며, 이 외에 서울병원과 충주병원 간의 의료진 연계진료 시스템도 구축해 충주병원 자체의 경쟁력도 높일 방침이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앞서 건국대는 충주캠퍼스 의과대학 설립인가를 받고 1996년 건국대 의료원(현 건국대 충주병원)을 설립했다.
이후 2005년 의과대학을 의전원으로 바꿔 첫 신입생을 받은 건국대는 서울캠퍼스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충주병원은 일부 수련의 실습과정에만 이용했다.
이에 글로컬캠퍼스에 인가받은 의전원을 사실상 서울에서 운영하고 있다며 ‘편법’ 논란이 곧 불거졌고, 앞서 교육부는 건국대 측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번 의대전환 또한 교육부 명령에 따른 후속조치다.
"의과대학 제대로 운영되려면 충주병원 적극적 투자 필요, 현재 예산으론 부족"
그러나 지역계에선 글로컬캠퍼스에서 의과대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 또한 현재 충주병원 시설로는 다른 의과대학과 비교해 제대로 된 교육이 이뤄질 수 없다고 우려했다.
건대 충주병원 한 교수는 “수련병원으로 지정된 대학병원들의 평균 인가 병상수가 500병상인데 충주병원은 절반 정도”라며 충분한 임상교육이 이뤄질 만큼 환자가 많지 않다고 했다.
심뇌혈관센터를 구축해 중증환자 치료장비를 보강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선이 이어졌다.
충북지역 한 대학병원 교수는 “심뇌혈관 장비 한 대가 20억원 정도이며, 센터를 설립하는데 또 20억원 정도가 든다”며 “운영비와 인력비까지 고려하면 대학이 제시한 4~50억원의 예산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지자체에서도 현실적인 투자계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길형 충북 충주시장은 최근 업무회의에서 "건국대 의전원이 의과대학으로 전환하면, 명실상부한 의과대학의 모습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선 건국대의 투자계획을 확인하고, 행정적으로 지원할 있는 부분은 도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건국대의 충주병원 투자계획이 가시화 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건국대이사회회의록에 따르면 이사회는 가장 최근 열린 3차례 회의에서 충주병원 투자와 관련된 사안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