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기능개선제 성분인 아세틸엘카르니틴이 임상재평가 실패로 시장 퇴출이 예고된 가운데, 빈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성분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을 대체할 수 있는 성분은 6개 정도가 언급되고 있는 가운데 실질적인 혜택은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식약처는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에 대한 처방 조제와 판매를 금지하는 의약품 정보 서한을 배포했다.
해당 성분 적응증은 '일차적 퇴행성질환'과 '뇌혈관질환에 의한 이차적 퇴행성질환' 2개였으나, 각각의 임상재평가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 적응증이 삭제될 예정이다. 적응증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사실상 시장 퇴출을 의미한다.
해당 성분의 최근 3년 평균 청구금액은 581억원 규모다. 시장이 줄어드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지난해에도 510억원 정도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아세틸엘카르니틴은 주로 뇌기능개선제로 처방이 됐었다. 국내에 주로 유통되고 있는 뇌기능개선제 성분은 ▲콜린알포세레이트(이하 콜린) ▲옥시라세탐 ▲니세르골린 ▲이부딜라스트 ▲이펜프로딜 ▲시티콜린 등 6개가 있다.
이 중 아세틸엘카르니틴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되는 성분은 콜린 제제다. 이 성분 역시 유효성 논란을 겪고 있지만, 매년 급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600원에서 올해 50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성분이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의 공백을 채울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앞서 아세틸엘카르니틴 적응증 1개가 축소됐을 당시에도 콜린 성분으로 처방이 대체된 바 있기 때문이다.
콜린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은 처방 유입에 한계가 있어 보인다.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품목 수도 적기 때문이다.
옥시라세탐 성분은 지난해 210억원 가량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나 판매되는 품목은 고려제약 '뉴로메드', 삼진제약 '뉴라세탐', 광동제약 '뉴로피아', 환인제약 '뉴옥시탐' 등 4개에 불과하다.
니세르골린 성분은 일동제약 '사미온'이 유일하다. 이부딜라스트 성분은 종근당 '딜라스트'와 한독 '케타스' 2개 품목, 이펜프로딜 성분은 영풍제약 '페로딜', 시티콜린 성분은 부광약품 '소마지나' 1품목이 있다. 이 중 사미온과 케타스가 각각 55억원과 13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으나, 나머지 제품은 처방액이 2억원 미만이다.
콜린, 옥시라세탐 등 주요 뇌기능개선제 '퇴출' 가시권
콜린 성분이 아세틸엘카르니틴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해도 해당 성분 시장은 불안한 시장 팽창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성분 역시 유효성 논란에 따라 임상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콜린 성분은 알츠하이머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유효성 입증을 위한 2개 임상이 진행 중이며, 각각 4년 6개월과 3년 9개월의 기간을 부여받았다. 타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 2년 연장이 가능하므로 최대 임상기간은 6년 6개월과 5년 9개월이다.
또 옥시라세탐은 임상재평가 기간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당초 지난 6월 임상 재평가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한 환자 모집이 어려워 기한이 올해 말까지로 연장됐다.
아세틸엘카르니틴 성분도 2개 임상 모두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 바 있어 콜린과 옥시라세탐 성분 역시 유효성 입증이 만만한 상황은 아닌 실정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뇌기능개선제의 경우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알츠하이머 환자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하기 때문에 환자 모집이 어려울 뿐 아니라 중간에서 탈락하는 환자도 많다"며 "사실상 신약에 준하는 임상을 해야 하는 만큼 유효성 입증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뇌기능개선제 시장은 콜린 성분의 독보적인 성장에 힘입어 매년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으나 유효성 검증이라는 벽을 완벽히 넘기 전까지는 불안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