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가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5.3% 증가한 규모로, 의약품 생산실적 증가와 수입 점유율 하락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는 "의약품 시장 규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최고치인 31조 4513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의약품 시장규모는 생산과 수입금액에서 수출 금액을 제외시킨 금액을 합산한다. 2020년 약 23조원에서 2021년 25조원, 2022년 29조원에서 2023년 31조원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식약처는 "수입·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했으나 2023년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한 생산실적(30조 6,303억원)에 힘입어 국내 의약품 시장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작년 의약품 생산실적은 전년(28조 9,503억원) 대비 5.8% 증가한 30조 6,303억원으로, 통계 집계 이후 첫 30조원 벽을 넘어섰다. 최근 10년간 지속적으로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3년 의약품 생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37%, 전체 제조업 분야 대비 5.64% 수준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반대로 지난해 의약품 수입실적은 전년(11조 3653억원) 대비 5.8% 감소한 10조 7061억원이었다. 수입점유율은 전년(38.1%) 대비 10.8%p 감소한 34.0%로 낮아졌다.
2023년 의약품 수출실적은 전년(10조 4,561억원) 대비 5.5% 감소한 9조8,851억원이었으나, 다만 수입이 수출실적보다 더 큰 폭으로 낮아져 무역수지 적자 폭은 전년 대비 882억원 줄었다.
국내 의약품 생산 증가는 완제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의 지속적인 성장이 밑바탕이 되고 있으나, 2023년에는 원료의약품과 일반의약품 성장세가 높아져 그 비중이 증가했다.
원료의약품 생산실적은 3조7682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전년(3조 3,792억원) 대비 11.5% 상승, 전체 의약품 생산실적 중에서 원료의약품 비중은 12.3%로 소폭 증가했다.
일반의약품 생산실적은 3조 8,482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았다. 전년(3조 5848억원) 대비 7.3% 상승해 완제의약품 생산실적 중에서 일반의약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4.3%로 조금 늘었다.
식약처는 "감기 증상 완화를 위한 의약품 수요 증대에 따른 대응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며 "콧물약, 기침가래약, 해열진통제는 2022년 8053억원에서 2023년 8796억원으로 9.2% 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해 바이오의약품 시장규모는 전년(5조 1663억원) 대비 8.1% 감소한 4조 7503억원으로 이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라 코로나19 백신의 수요가 감소한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제제별로는 2023년에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이 전년 대비 43.4% 증가한 2조 3455억원의 시장규모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코로나19가 유행했던 기간 중 2년간 백신이 시장규모 1위였다.
2023년 바이오의약품의 국내 생산실적은 백신을 제외한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실적은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독소·항독소, 혈액제제 등 다양한 제품 분야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바이오의약품 생산실적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실적이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대에 진입했다. 이는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실적의 63%를 차지하는 바이오시밀러 수출을 위한 생산 증가가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위해 적극적인 규제 외교를 바탕으로 국제 규제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수한 K-의약품이 전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생산·수출 규제 지원 등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