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인근 약국에 대한 병·의원의 갑질이 공론화됐다. 이로 인해 오랜 관행으로 여겨진 의료기관과 약국 간 리베이트가 근절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달 '을의 아픔 해결하자'는 제목의 글이 올라와 의료기관과 약국 사이의 리베이트를 문제삼았다. 약사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약국을 '을(乙)'이라 지칭했다.
그는 "약국은 병원, 의원 처방전에 의해 약을 조제하다 보니 의사들은 병원을 오픈할 때 약국에 개원 인테리어비용 5000만원은 기본으로 요구한다. 몇년 지나면 인테리어 비용을 또 청구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사 정도가 아니다"라며 "철마다 당당히 강요하고, 안주면 병원 뺀다, 나가라고 강요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병·의원 갑질을 보건당국이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매년 점점 더 심해지는 폐단을 알면서도 보건당국은 외면한다"며 "진정을 넣어도 당사자들끼리 해결하라는 식의 답변만 돌아온다"라고 성토했다.
문전약국에 대한 병·의원의 갑질 논란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약사법 제24조 2항 2호에는 약국 개설자와 의료기관 개설자는 처방전 알선 대가로 금전, 물품, 편익, 노무, 향응, 그 밖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담합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복지부는 이를 적용하면 뒷돈을 준 약사와 받은 의사 모두 처벌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병·의원이 문전약국에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기관 인테리어비, 지원금 지급은 사실상 관행처럼 여겨져왔다.
약국을 신규로 개설하는 경우 분양사, 시행사가 나서 인근 병·의원 인테리어 비용으로 수 천만원을 요구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했고, 병·의원은 아예 약국에 처방전 건당 일정 금액의 지원비를 조건으로 내걸기도 한다.
이와 관련, 약사단체는 물론 국회에서도 행동에 나선 상태다.
경기도약사회는 지난 4월 약사제도개선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약국 개설관련 의료기관 리베이트 행위 근절 사업 추진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약국 개설시 요구하는 금품 제공행위 등을 약사법상 리베이트 제공행위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이를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유한국당 김순례 의원은 처방전 알선을 대가로 금전 등을 받거나 요구, 약속하는 행위 등을 담합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약사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