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비판하는 익명의 전공의 서신 한 통을 19일 공개했다.
해당 편지는 한 전공의가 당직을 서는 동안 작성한 것으로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여부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담겼다.
무명의 젊은 의학도라고 자신을 밝힌 전공의는 “답답한 마음으로 펜을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X-ray 장비, CT, MRI 등을 들여놓고 경험 없는 진료를 하면서 제대로 진단을 내리고 치료를 못한다면 의료 이용자인 국민들에게 그것 이상의 고통은 없을 것”이라고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비판했다.
그는 “정확한 진단과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고 싶다는 한의사에게 역으로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지금까지의 진료는 무엇이었느냐고 묻고 싶다”며 “최근 한의사측 발언을 보면 국민 건강권을 잠재적으로 해쳐왔고 국민의 가벼운 주머니를 더 가볍게 만들어 왔다고 밖에 생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 와서 현대의료기기를 지금부터 사용하면서 경험을 쌓으면 좋은 진료를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그 동안 발생하는 국민 건강권 침해와 수많은 비용은 어느 나라 국민들이 희생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의사들조차 정확한 진단 위해 영상의학 전문의 도움 구하는 실정"
현대 의료기기는 의사의 복잡한 임상 결정을 바탕으로 사용되고 이를 계속 사용해 왔던 의사들조차 정확한 진단을 위해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이 전공의의 지적이다.
그는 또한 정부에도 비판을 가했다. 그는 “통계에 제시된 의사 수가 9만명, 한의사수가 1만8000명 정도라 했을 때 단순 계산으로 10만8000명의 의료인이 급여를 청구한다면 6000억원 이상의 추가 급여가 더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중증질환에 대한 초음파 급여화 예산 3000억원도 보장 못해서, 많은 중증 질환을 앓는 국민들의 혜택을 막고 있다”며 “불필요한 급여 지급을 늘려나가며 국민들의 주머니를 더 가볍게 하는 정책을 앞장서서 추진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전공의는 한의사들에게 “진단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치료에는 더욱 한계가 있는데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하겠다는 것이냐”며 “전문직의 전문성과 도덕을 이야기하기 이전에, 양심을 가진 사람으로서 저는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의학이라는 고유의 방식으로 이때까지 환자들을 보살펴 오지 않았느냐”며 “한의학이라는 학문에 대한 명예와 자부심을 지켜나가고 국민들을 위하는게 어떻겠느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