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2014학번 학생부터는 의사국가시험을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로 치르게 될 전망이다. 동영상과 애니메이션으로 구성된 멀티미디어 문항도 새롭게 출제된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2020년도 상반기 의사국시부터 컴퓨터화시험을 도입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오는 6월부터 멀티미디어 문항 개발에 들어간다고 24일 밝혔다.
국시원은 지난 해부터 태블릿 PC를 활용한 컴퓨터화시험(Smart device Based Test) 도입을 추진해왔다. 2017년도 하반기 1급 응급구조사 시험을 시작으로 2020년도 상반기 의사국가시험에 컴퓨터화시험을 적용할 예정이다.
동영상과 애니메이션 등 멀티미디어를 활용한 문제 유형도 출제된다. 실제 의과대학 교수진과 20명의 문항 개발위원들은 최근 국시원에서 멀티미디어 문항 개발을 위한 논의를 가진 바 있다.
진료과별로 동영상 문항 개발이 용이하거나 어려울 수도 있으므로 과별 특성을 고려해 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재까지 논의된 바에 따르면 2020년도 의사 시험에서 멀티미디어 문항은 총 4~5개로 구성되며, 향후 비율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의사 필기시험은 총 400문항으로 구성돼 있다.
멀티미디어 문항은 환자 진료·처치, 의료기구 활용, 각종 임상검사 과정 등 직무내용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100마디 글 대신 30초 내외의 동영상 하나로’ 임상현장에서 의료인에게 요구되는 사고력, 판단력, 추리력, 문제해결능력, 의사결정 능력 등 다양한 사고 능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다.
김현민 국시원 컴퓨터화시험추진팀 팀장은 “지면의 한계로 담지 못했던 내용들을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의 멀티미디어를 활용해 출제할 수 있게 됐다”며 “실제 현장의 역동적인 모습들을 담아내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문항 개발위원들은 시놉시스와 장면, 출연자, 장소와 준비물 등 콘텐츠 기획과 연출, 제작에 대한 계획도 세워야한다.
본 취지를 살리기 위해 ‘멀티미디어문항 개발지침’도 세웠다.
△멀티미디어로 구현했을 때 텍스트 문항보다 더 효과적인 상황만을 문제로 다루고 △단순한 배경지식을 묻기보다는 반드시 문제해결 과정의 인지능력을 측정할 수 있는 문제해결형 문항을 개발해야 하며 △문항줄기는 가급적 짧게 제시하고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지 않고 문항줄기만으로 답이 명료하게 보이는 문항은 지양한다는 등의 원칙이다.
김 팀장은 “단순히 시험 매체만 변하는게 아니다. 멀티미디어 문항을 통해 임상현장에 근거한 문제들을 개발, 출제해 학생들을 평가할 수 있다”며 “이러한 변화가 의과대학 교육 발전에도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