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비대면 진료·의료법인 인수합병 허용 등이 “의료민영화로 이어진다”는 주장과 관련해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와 함께 기획재정부 출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우려 목소리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하면서도, 건강보험재정을 포함한 ‘재정 건전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 질의’에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의에 이 같은 입장을 나타냈다.
우선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비대면 진료·의료법인 인수합병 허용 등과 관련해 ‘의료민영화’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해당 내용을 담은 의료법 개정안이 정부입법 형태로 제시됐으나 좌초된 바 있는데, 윤석열 정부가 추진 중인 규제혁신이 당시 의료법 개정안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의료인-환자 간 원격의료와 비대면 진료 허용, 의료법인 합병 절차 마련과 인수합병 허용 등 MB정부와 尹정부 추진 정책이 똑같은 말”이라며 “이걸 두고 의료민영화라고 한다”고 직격했다.
한 총리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비대면 진료·의료법인 인수합병 허용 등을) 검토한다는 것이지 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아니”라며 “민영화 자체가 정의돼야 한다. 정책의 기준은 국민들이 편리함을 느끼고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느냐 없느냐인데, 사회적 합의에 이르는 논의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기재부 출신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 증가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국민연금-한국은행 간 통화스와프, 여전히 14% 수준에 머물고 있는 건강보험 국고지원 등 문제를 재정건전성을 최우선 가치로 하는 기재부 출신 조 후보자가 해결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전 의원은 “국민연금은 안정성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수익성보다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걸 기재부 출신은 잘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재부 출신 선배 앞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아니요’라고 이야기할 수 있나. 국민연금 재정에 손해를 끼쳐서 제2의 문형보 보건복지부 장관이 될까 걱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 국고지원을 국가가 20% 이상 법적으로 의무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 총리는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14%보다 후퇴할 가능성은 적겠죠”라면서도 “국가가 건강보험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정책상 우선순위도 있다”고 답했다.
한편, 전 의원은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 감사원이 보건복지부를 대상으로 감사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한 총리는 “감사원에 파악해 보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