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기간에 커진 우려 중 하나가 자폐증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에 자궁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아기들을 조사한 결과 자폐증 위험이 팬데믹 이전 아이들보다 높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컬럼비아대 사겔로스의대 대니 두미트리우 교수팀은 24일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서 2018년 1월 ~ 2021년 9월 태어난 2천여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두미트리우 교수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아과 의사와 연구자, 발달 과학자들도 자폐증 발병률 증가 가능성을 우려했다"며 "하지만 다행히 이 연구에서 그러한 증가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팬데믹 기간에는 백신이 자폐증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괴담이 확산하고 봉쇄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임산부와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까지 겹쳐 자녀의 자폐증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연구는 2018년 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뉴욕-프레즈비테리안 모건 스탠리 어린이 병원과 앨런 병원에서 태어난 2천49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팬데믹 이전 출생이 516명, 팬데믹 기간 출생이 1533명이었고, 자궁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가 1천198명, 노출된 어린이가 231명, 노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어린이가 104명이었다.
연구팀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신경발달 검사 설문으로 생후 16~30개월 자녀의 행동을 평가해 자폐증 위험을 계산했다. 팬데믹 기간과 그전에 태어난 어린이, 자궁 내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어린이와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의 점수를 각각 비교했다.
분석 결과 팬데믹 이전에 태어난 아이와 팬데믹 기간에 태어난 아이 사이에는 자폐증 검사 양성률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자궁 내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된 아이들이 노출되지 않은 아이들보다 더 낮은 자폐증 검사 양성 반응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미트리우 교수는 "이 연구는 자폐증 진단 조사가 아니라 부모 설문을 통한 자폐증 발병 위험 조사여서 아직 확실한 진단 수치를 제시하기에는 이르다"면서도 "여전히 만연해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녀의 자폐증을 걱정하는 임산부에게 위안이 되는 소식"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폐증이 태아기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매우 안심되는 연구 결과"라며 "다만 나중에 장애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연구에 참여한 아이들에 대해 자폐증 등 질환 발생 여부를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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