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한 생식선 기능 저하증(hypogonadism) 치료를 위해 테스토스테론 보충제를 투여하는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은 알려진 것과는 달리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피어리얼 칼리지 런던(ICL) 남성과학과 과장 찬나 자야세나 박사 연구팀이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부족한 남성 총 3천431명이 포함된 총 35건의 임상시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HealthDay News)가 11일 보도했다.
테스토스테론이 투여된 그룹이나 위약(placebo)이 투여된 그룹이나 전반적으로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 위험은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사망률은 테스토스테론 그룹이 위약이 투여된 대조군보다 낮았지만, 통계학상 의미를 부여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 그룹은 혈중 총콜레스테롤, '좋은' 콜레스테롤인 고밀도 지단백(HDL)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가 대조군보다 상당히 낮았다.
그러나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혈당, 당뇨병 발생률, 전립선 문제 발생률에는 두 그룹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테스토스테론은 혈액 속의 적혈구 비율인 적혈구 용적률(hematocrit)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혈구 용적률이 늘어나면 정맥혈전 색전증(VTE: venous thromboembolism) 위험이 커진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 대체요법이 심장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전에 발표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테스토스테론 요법이 첫 1년 사이에 심장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정맥혈전 색전증이란 심부정맥 혈전증(DVT: deep vein thrombosis)과 폐동맥 색전증(PE: pulmonary embolism)을 아우르는 명칭이다.
심부정맥 혈전증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다리 깊숙한 곳에 위치한 심부정맥에 혈전이 생기는 것으로 이 혈전의 조각이 떨어져 나와 혈관을 타고 돌다가 폐동맥을 막으면 치명적인 폐동맥 색전증이 발생한다.
이 연구 결과는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국 내분비 학회(Endocrine Society) 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동시에 영국의 의학 전문지 '랜싯 건강한 장수'(Lancet Healthy Longevit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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