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해외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빛을 쪼여 암세포를 표적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했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암연구소(ICR), 폴란드의 실레지아 의대, 스웨덴 기업 애피바디AB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미세한 암세포를 빛나게 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광면역요법 실험에 성공했다.
특수 형광물질과 암표적 화합물을 결합한 이 요법은 암세포가 어두운 곳에서 빛나게 함으로써 의사가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수술 후에 근적외선을 조사할 경우 암표적 화학물질이 재활성화하면서 항종양 효과를 일으킴으로써 남은 암세포까지 없앨 수 있다.
새로운 치료법을 뇌종양 가운데 가장 흔한 편인 악성 교모세포종에 적용한 세계 최초의 쥐 실험 결과 가장 작은 암세포까지 빛이 나면서 제거가 용이해졌고, 이후에 남은 암세포까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ICR이 주도한 실험에서도 이 요법이 미래의 암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면역체계를 형성함으로써 수술 후 교모세포종의 재발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새로운 요법이 특히 머리와 목 부위의 종양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 책임자인 가브리엘 크레이머-마렉 박사는 "교모세포종과 같은 뇌암은 치료법이 매우 적어 힘든 병이다. 종양의 위치에 따라 수술이 위험할 수 있다"며 "새로운 요법이 암세포를 잘 보이게 하고 잔존 암세포도 치료해줌으로써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ICR의 임상전(preclinical) 분자영상 팀장은 "새로운 광면역요법으로 쥐의 교모세포종을 식별하고 치료까지 했다"며 "향후 이 방법으로 인간 교모세포종은 물론 다른 암도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치료법이 수술,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면역요법에 이어 5번째 주요 암 치료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중요한 신체 장기에 가까이 있는 종양의 경우 이 치료법을 활용해 다른 건강한 부위를 해칠 위험 없이 수술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간단체 캔서 리서치 UK의 찰스 에반스 박사는 "모든 종양 부위에 근적외선을 도달하게 하는 등 기술적 난제가 있다"면서도 "광면역요법이 수술로 제거할 수 없는 암세포를 표적으로 삼을 수 있게 해줌으로써 사람들이 치료 후 오랜 기간 생존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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