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 타그리소 대항마 유한양행 신약 ‘렉라자’
항암제 전담 마케팅팀 신설, 폐암환자 'EAP 프로그램' 적용여부 관심
2021.01.19 06: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유한양행이 16년만에 두번째 신약 '렉라자정(성분명 레이저티닙)'을 내놓았다.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대항마로,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신약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후속조치도 이뤄지고 있다. 
 
18일 식약처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렉라자정'을 국내 31번째 신약으로 허가했다. 단, 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시판 후 3상 시험을 수행하는 조건을 걸었다. 

렉라자정은 폐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을 차단, 폐암세포 증식과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1, 2세대 EGFR TKI를 사용해 내성을 가진 비소세포폐암 환자들에 쓸 수 있는 새로운 치료옵션이다.  

이번 허가는 LASER201임상 2상 결과를 토대로 한다. 렉라자를 2차 치료제로 투여받은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객관적 반응률은 58%,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 11개월로 양호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지난 2018년 얀센 바이오텍에 기술수출 돼 현재 병용 3상이 진행되고 있어 국내뿐만 아니라 국산 신약으로서 글로벌 신약이 될 가능성 높다"며 "글로벌데이터는 레이저티닙이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통해 최대 6247억원의 연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조건부 허가를 받은 유한양행은 본격적인 렉라자 시판 준비에 나섰다. 조직 신설과 함께 글로벌 제약사들이 항암제 도입 시 활용하는 '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EAP)' 등을 검토하고 있다. 
 
먼저 유한양행은 내부적으로 렉라자 영업 및 마케팅을 담당할 '마케팅 4부'를 신설했다. 아직은 TF 차원에서 조직 규모 및 구성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품목이 있는 신약의 경우 초기 시장 점유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강력한 영업력 투입을 위해 조직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마케팅 4부는 렉라자를 비롯해 항암제 분야 사업을 총괄할 것으로 보인다. 
 
유한양행 측은 "렉라자는 시장 가치가 높고 폐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줄 수 있는 신약이기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국산 신약을 넘어 글로벌 신약으로 키우고자 마케팅팀을 새로 조직해 운영코자 한다"면서 "그러나 아직 팀의 규모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유한양행은 조건부 3상 기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처럼 동정적 사용 승인 프로그램 도입 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도는 허가 또는 보험 적용 전(前) 신약을 환자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는 방식으로 통상 더 이상 치료 방법이 없는 말기 암환자나 희귀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인도적인 차원에서 이뤄진다.
 
앞서 출시된 타그리소는 2016년 3월부터 1년 반 동안 460명이 넘는 환자들에게 EAP 프로그램을 통한 혜택을 제공했다.

연구에 참여하는 환자들에게 타그리소를 무상으로 공급하고, 아스트라제네카는 한국 환자에서 실제로 나타나는 타그리소 효능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해 일석이조 효과를 봤다는 관측이다.

GSK의 항암제 글리벡, 아스트라제네카의 이레사 등도 모두 EAP프로그램을 통해 암 환자들에게 치료 혜택을 제공했다. 이레사는 무려 700명의 폐암 환자가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렉라자는 이제 막 허가를 받았기에 EAP 적용 여부 등에 대해 아직 결정된 사항이 없다"며 "관련 이슈에 대해 차후 검토하게 될 것 같다. 현재로선 렉라자의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1차 치료제로 승인 받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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