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지호 기자]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초기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각국이 반발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BBC와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약업체 아스트라제네카 대변인은 전날 "코로나19 백신 초기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익명을 요구한 유럽연합(EU) 관계자는 로이터 통신에 "1분기 공급량이 예상보다 60% 정도 줄어든 3천100만 회분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월까지 유럽 27개국에 8천만 회분 백신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이달 말께 유럽의약품청(EMA)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백신도 초기 공급 물량이 예상보다 줄어들 예정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화이자에 총 6억 회분의 백신을 주문했다.
이에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심각한 계약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우리의 백신 접종 계획은 EU 집행위원회와 제약업체 간 계약에 근거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 측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물량이 이번 주에 계획했던 것보다 29% 감소했다면서 2월 1일까지 예정된 공급 물량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폴란드 당국도 백신 공급 지연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오스트리아 루돌프 안쇼버 보건장관도 백신 공급 차질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오스트리아는 3월까지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200만 회분의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으나, 60만 회분만 기한에 맞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투아니아도 아스트라제네카로부터 받기로 한 초기 물량의 80%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헝가리는 EU에서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 승인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제 스푸트니크Ⅴ백신 200만 회분을 계약했다.
유럽 내 EU 비회원국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스웨덴 당국은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공급 첫 달에 100만 회분 계약을 했으나, 70만 회분만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지난 21일 백신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이 검토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올 여름까지 회원국 시민의 70%를 상대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