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강애리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강화되면서 공공·민간 부문 난임치료가 일시 중단돼 우울감을 호소하는 난임 부부들이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완치된 남성의 고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손상된 정자가 발견됨에 따라 더욱 불안감을 주고 있다.

 

미국 마이애미 의과대학 란지스 라마새미 박사(Dr. Ranjith Ramasamy) 연구팀은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남성 생식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바이러스가 성관계를 통해 여성에 전염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해 사망한 6명의 남성 환자를 부검한 결과, 고환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또한 이들 가운데 3명의 고환에서는 기능이 손상된 정자를 발견됐으며 전자현미경을 통해 한명의 조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전에 코로나19 확진자였지만 현재는 무증상에다가 음성 판정을 받은 한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즉, 완치 후에도 바이러스가 남아있던 셈이다.

 

라마새미 박사는 “이 남성은 불임 검사를 받았는데 고환 조직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를 겪은 사람들 가운데 고환 조직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된 것은 세계 최초”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중국 연구팀 역시 지난 5월 국제 학술지 ‘유럽 비뇨기과 포커스(European Urology Focus)’에 ‘코로나19 환자 고환에 대한 병리학적 소견과 임상적 의미’라는 논문을 통해 "코로나19로 사망한 남성 환자의 샘플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고환 조직에 심각한 손상이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표본의 80% 이상이 정세관에 상당한 손상을 입어 세포들이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며 “이는 정상적인 정자를 생산하는 데 영향을 줄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고환 실질(Testicular parenchyma)에서 심각한 손상이 있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사람들은 임신 계획이나 정자 기증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완치 후에도 정자 및 고환 등 남성 생식력과 신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후속 연구가 주목된다.

 

최근 임신부가 코로나19에 걸리면 태아 뇌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향후 남성의 고환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산모에게 영향을 줄 위험이 큰지도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