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환자의 면역세포 생성 방식이 생사(生死)를 가를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홍콩 신문사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누아라 마이어 교수 등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병원 연구진이 대표적인 면역세포인 T세포와 관련해 이 같은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고 17일 밝혔다.
체내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시스템은 T세포 등을 만들어 대응하는데, 이 가운데 헬퍼 T세포는 방어반응을 조직한다.
킬러 T세포는 독성 화학물질을 이용해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제거하는데, 이 과정에서 헬퍼 T세포와 협력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 125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중환자의 경우 헬퍼 T세포와 킬러 T세포 간 협동작업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이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우선 일부 환자는 헬퍼 T세포가 불균형적으로 많은 반면 킬러 T세포 생성은 억제됐고, 효율적으로 바이러스와 싸울 수 없었다.
둘째 유형은 킬러 T세포는 많지만 헬퍼 T세포는 적은 경우로, 이런 환자는 코로나19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지만 겨우 살아남기는 했다.
마지막으로 두 유형의 T세포 모두 부족한 경우, 대부분은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까지 갔다.
연구진은 이처럼 환자의 면역반응이 다른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다만 감염 당시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정을 내놨다.
그러면서 연구 대상이 된 환자들은 거의 동일한 방식의 치료를 받았는데 환자 유형 별로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익명의 중국 의료진은 이번 연구결과에 대해 "면역반응이 다른 이유는 불명확하지만, 일선 의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환자별로 치료법에 대한 반응이 매우 다르다는 점을 주시해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헬퍼 T세포가 너무 많을 경우 과잉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데 약물 처방을 통해 발생 전에 그 신호를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