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코로나)이 중국 전역은 물론 전 세계로 확산하는 가운데 발병 근원지인 중국 우한(武漢) 내 감염자 수가 7만5천 명을 넘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명보 등에 따르면 홍콩대 의학원 가브리엘 렁 원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의학 전문지 랜싯(The Lancet)에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게재했다.
연구팀이 컴퓨터 시물레이션 등을 통해 추산한 결과에 따르면 신종코로나 확진자 1명이 주변인 2∼3명에게 병을 전파하고 있으며, 이러한 속도가 유지되면 6.4일 만에 감염자 수가 2배로 늘어날 수 있다.
이에 따라 우한 내에서만 지난달 25일까지 7만5천815명의 신종코로나 감염자가 발생했다는 것이 연구팀의 추론이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1만4천380명, 사망자는 304명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우한 내 확진자는 4천109명, 사망자는 224명이다.
렁 원장은 "전파력이 약해지지 않는다면 신종코로나 확산은 4월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며 "충칭(重慶), 베이징 등의 대도시에서 1∼2주 간격으로 대유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대적인 공공위생 방역 조치가 없으면 글로벌 대유행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중국과 밀접한 교통·물류망으로 연결된 해외 도시들은 사람들의 이동 통제, 공공 집회 취소, 휴교, 재택근무, 의료물자 비축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신종코로나 확산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일시적인 것으로, 투자자들이 공포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며 "공개시장 조작 등을 통해 시장에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금융기관들이 유통, 호텔, 서비스, 운수, 문화, 여행 등 신종코로나 확산으로 타격을 입은 업종에 대해 대출 회수 등의 조처를 하지 말 것도 촉구했다.
중국 당국은 신종코로나 대응을 돕기 위해 해외에서 들여오는 의료 물자와 앰뷸런스 차량, 살균제 등에 대해 일시적으로 관세, 부가가치세, 소비세 등을 면제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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