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몬 이 카할(Ramon y Cajal) 대학병원 피부과 전문의 페르난데스 니에토 교수 연구팀이 여성형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19일 보도했다.
비칼루타미드가 투여된 탈모 여성 17명 중 절반 이상에게서 모발이 새로 자라는 효과가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경구용 비칼루타미드를 매일 또는 하루걸러 6개월 이상 복용했다.
그 결과 몇 주 안에 이들 중 53%가 모발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다. 모발의 밀도가 크게 호전됐다.
피부과 전문의가 평가하기 전에 우선 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칼루타미드는 전립선암 환자가 썼을 때는 발진, 발한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만, 탈모 여성들에게서는 이렇다 할 부작용이 없었다.
비칼루타미드는 전립선암을 촉진하는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암세포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다.
전립선암세포는 남성호르몬을 먹고 자라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을 차단하면 종양의 진행이 지연될 뿐 아니라 종양이 축소될 수도 있다.
테스토스테론은 여성형 탈모증(androgenetic alopecia in woman)에도 관여한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호르몬이지만 여성에게도 소량 분비된다. 테스토스테론은 여성의 모낭을 공격, 탈모를 촉진할 수 있다.
여성이 폐경으로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줄면 테스토스테론의 영향력은 더욱 커진다.
그 결과 모낭은 점점 직경이 줄고 길이도 짧아지면서 마침내는 완전히 오그라들어 모발 생산이 멎게 된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여성형 탈모 치료제 미녹시딜(minoxidil)은 모든 탈모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피부 발진, 두통 등의 부작용이 있다.
이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영국 맨체스터대학 피부과 전문의 바브 셰르길 박사는 같은 항테스토스테론제제인 스피로노락톤도 비슷한 효과가 있다면서 보다 많은 탈모 환자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피부질환 치료'(Dermatologic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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