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에어랑겐(Erlangen) 대학병원의 마르틴 헤르만 면역학 교수 연구팀은 면역세포의 일종인 호중구가 병원체를 포획하는 데 사용하는 세포 외 그물(NET: neutrophil extracellular trap)이 담석 형성의 주범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과 사이언스 데일리가 17일 보도했다.
호중구의 NET와 호중구의 효소 엘라스타제가 끈끈한 아교를 만들어 담낭에 있는 콜레스테롤 분자를 서로 달라붙게 함으로서 결석이 만들어진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결국 호중구의 NET는 병원균을 잡아먹는 데 사용되는 동시에 담석의 응집과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양날의 칼' 같은 성격을 지닌 셈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시험관에서 콜레스테롤 결정체를 호중구와 섞은 결과 호중구에서 DNA 덩어리들이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어 담석 샘플을 회전 장치에 달아 호중구가 섞인 또는 섞이지 않은 액체 속에서 회전시킨 결과 호중구가 섞인 물속에서 돌렸을 때만 호중구의 DNA들과 호중구의 효소인 엘라스타제가 재빨리 담석 표면에 패치를 형성했다.
연구팀은 호중구의 NET 형성을 차단하는 유전적 결함을 지닌 쥐를 만들어 봤다. 이 쥐들은 다른 쥐들에 비해 담석이 적고 또 크기가 작았다. 또 호중구가 적은 쥐일수록 담석의 크기도 작았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호중구의 NET 형성을 억제하는 PAD4 억제제 또는 NET의 이동을 방해하는 베타 차단제 계열의 혈압약 메토프롤롤(metoprolol)이 섞인 먹이를 쥐들에 먹여 봤다. 그러자 이미 형성된 담석의 성장이 완전히 차단됐다.
이는 PAD4 억제제와 메토프롤롤의 담석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담석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해결되지만 수술 후 최장 2주 정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고 감염 위험과 함께 자칫 간으로 담즙을 운반하는 담관이 손상될 수 있다.
약물치료로 담즙산 용해제인 우르소데옥시콜산(ursodeoxycholic acid)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효과를 보려면 최장 2년간 사용해야 하고 재발 위험도 있다.
지금까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장애는 담석이 어떤 메커니즘으로 형성되는지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면역'(Immunity)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