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모인 대표적인 NGO ‘국경없는 의사회(Medecins Sans Frontieres)’가 2월부터 한국 사무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지난 26일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현장 활동 설명회를 열고 의료봉사에 관심 있는 의료인 및 의료관계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한국사무소 사무총장 엠마누엘 고에 씨는 “한국사무소는 세계에서 27번째이자 가장 최근에 생겼다”며 “국경없는 의사회 활동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경없는 의사회는 1971년 프랑스에서 창립된 민간의료봉사단체로 1996년 서울 평화상, 1999년 노벨 평화상을 받은 바 있다.
그동안 한국인은 일본 사무소를 통해 1~2명 활동해 왔으나 2010년부터 10여명으로 크게 증가, 2012년에는 비의료인을 포함 19명이 속해 있다. 현재는 1명이 최종 합격하고 2명이 심사 중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아르메니아에서 결핵치료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방지훈 씨가 국경없는 의사회가 실제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자세히 소개했다.
방지훈 씨는 “불치병으로 인한 사망보다 치료가능한 병에 걸려 죽는 것이 더 큰 비극”이라며 “결핵환자가 마치 말기암 환자처럼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의료인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일본 사무소 채용 담당자인 치히코 모리와키 씨는 채용기준과 업무에 대해 설명했다.
월급이 860유로에 불과해 봉사활동에 가깝지만 지원한다고 해서 다 합격하는 것은 아니다. 약사와 역학자를 제외한 다른 분야는 임상경험이 최소 2년 이상 있어야 하며 영어 또는 프랑스어와 유연한 성격도 필요하다.
다양한 국적 사람을 만나 일을 하고 주로 저개발 국가에 들어가다 보니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나이를 따지지는 않지만 건강은 필수다.
채용과정은 서류, 면접, 훈련 그리고 긴 대기시간 순으로 진행된다. 대기시간이 긴 것은 의료지원 프로그램이 계획에 맞춰 이뤄지기 때문. 이에 따라 방지훈 씨도 결핵전문의 특성을 살려 세계에서 다제내성결핵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 나라 중 하나인 아르메니아에 파견됐다.
모리와키 씨는 “긴 대기시간 때문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의료봉사에 관심 있는 의료인들 뿐 아니라 비의료인 등 50여명이 참가했다.
공중보건의사 입소를 앞둔 한 의사는 “의대에 입학한지 11년이 지났지만 그동안 너무 편협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좋은 일을 하는 분들이 많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2009년에 우간다에 다녀왔는데 기회가 되면 또 돕고 싶다”고 말했다.
S 대기업에 근무하는 한 참석자는 “의료인은 아니지만 의무지원 등으로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라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