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화혈색소란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의 혈색소(헤모글로빈) 분자가 혈액 속의 포도당과 결합한 것이다. 적혈구는 일정 기간(약 120일)이 지나면 새로운 적혈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당화혈색소는 대체로 2~3개월 동안의 장기적인 혈당치를 나타낸다.
미국 시티 오브 호프(City of Hope) 메디컬센터 당뇨병·대사 연구소(Diabetes and Metabolism Research Institute)의 마리아 빌라크레세스 박사 연구팀은 당화혈색소 검사가 당뇨병 위험을 실제와는 다르게 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당뇨병 진단을 받은 일이 없는 성인 약 9천명을 대상으로 당화혈색소 검사와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OGTT: oral glucose tolerance test)를 시행하고 두 검사의 평가를 비교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에서 진단된 당뇨병의 73%를 당화혈색소 검사가 잡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는 당뇨병의 정밀 진단법으로 밤새 금식 후 혈당을 측정한 다음 포도당을 물에 녹여 마시게 하고 매시간별로 채혈, 혈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또 인종과 민족이 결과의 정확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당화혈색소 검사는 비 히스패닉계 흑인 또는 흑인보다 비히스패닉계 백인에게서 비정상 혈당을 잡아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는 오직 당화혈색소 검사만으로 당뇨병을 진단하는 것은 신뢰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따라서 정확한 당뇨병 진단을 위해서는 당화혈색소 검사와 함께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경구 포도당 부하 검사는 공복 혈당이 126mg/dL 또는 당화혈색소가 6.5%를 넘어 당뇨병이 의심될 때 확정 진단을 위해 시행된다. 또는 당뇨병 고위험군을 선별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
공복 혈당은 정상치가 100mg/dl 이하로 식사 후 30분~1시간이 지나면 최고치에 도달한다. 이후에는 점점 떨어져 2~3시간 후에는 정상수준으로 되돌아오는데 당뇨병인 경우는 2시간 이후에도 혈당이 높은 상태로 지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