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를 주관한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18일 도쿄 일본안과학회에서 다른 사람 세포를 뿌리로 한 iPS 망막세포를 중증 안과질환자 5명에게 이식해 진행한 세계 최초의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이식받은 환자 모두에게서 새 세포가 정착하는 등 수술 후의 1년 경과가 양호했고, 1명에게서 가벼운 거부 반응이 일어났지만 약으로 억제할 만한 수준이었다.
이화학연구소의 다카하시 마사요(高橋政代) 프로젝트 리더는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다른 사람 세포로 만든 iPS 이식 치료의) 안전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어떤 질환 환자에게 사용하면 효과가 좋을지 등을 알아내기 위한 새로운 임상연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에 참여한 5명은 60~80대 남성으로, 망막 장애로 시력이 서서히 떨어져 실명할 수 있는 '삼출형가령황반변성'(滲出型加齢黄斑変性) 환자들이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의 시신경 조직인 황반에 비정상적인 신생 혈관이 자라 생기는 질환이다. 노인층 실명 원인 1위로 아직은 완치 방법이 없다.
연구팀은 2017년 3월부터 9월 사이에 고베시립의료센터 중앙시민병원과 오사카대병원에서 이들 환자에게 순차적으로 다른 사람의 세포로 만든 iPS 망막세포를 포함한 용액을 주사기로 눈에 주입했다. 이 가운데 4명의 시력은 거의 그대로 유지됐고 1명은 향상됐다.
배아줄기세포처럼 체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원시세포인 iPS 이식 과정에서 우려되는 종양화(腫瘍化) 현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첫 번째 임상시험 대상인 환자는 거부 반응이 나타나 망막에 극히 미량의 물이 생겼지만, 스테로이드를 투여한 결과 상태가 호전됐다.
두 번째 환자는 애초 망막이 붓는 합병증이 나타났지만, 재차 진행한 이식 수술에서는 거부 반응이나 부작용이 없었다.
이번 시험에 사용된 iPS는 이 분야 연구에서 앞서가는 교토(京都)대학이 비축해 놓은 특수면역 능력 보유자의 세포로 만든 것이다.
다른 사람 세포를 이용할 경우 환자 본인 세포로 제작한 iPS를 사용하는 것보다 이식 준비 기간이 짧고 비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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