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맥마스터(McMaster)대학 인구보건연구소(Population Health Research Institute)의 재키 보쉬 교수 연구팀은 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이 나이 들면서 진행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지연시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헬스데이 뉴스가 27일 보도했다.
보통 정도의 심장병 위험요인을 지닌 남녀 1천626명(평균연령 74세)을 대상으로 평균 6년 동안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이들 중 45%는 고혈압 환자였다.
연구팀은 이들을 4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두 가지 혈압약(안지오텐신-2 수용체 억제제인 칸데사르탄 16mg, 이뇨제인 하이드로클로로티아자이드 12.5mg) ▲고지혈증약 로수바스타틴 10mg ▲두 가지 혈압약 + 로수바스타틴 ▲위약(placebo)을 매일 복용하게 했다.
이와 함께 6개월마다 건강검진을, 임상시험 시작 전과 끝난 후에는 사고력과 기억력 테스트를 받도록 했다.
전체적인 분석 결과는 혈압 또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거나 또는 이 두 가지 모두가 낮아지더라도 대조군(위약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려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빨라지지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타틴 계열의 고지혈증약은 인지기능 손상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전에 발표된 일이 있었지만, 이 임상시험에서는 그러한 부작용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심장 건강이 나쁘면 사고력, 기억력 같은 뇌의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압이 낮아지고 혈중 콜레스테롤이 줄어들면 심장 건강이 좋아지고 따라서 뇌의 인지기능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이 임상시험을 진행하게 됐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을 이끈 보쉬 교수는 결과가 이렇게 나온 것은 아마도 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복용한 6년이란 기간이 인지기능 개선에 영향을 미치기에는 너무나 짧았기 때문일 수도 있다면서 따라서 더욱 장기간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임상시험은 캐나다 보건연구소와 아스트라제네카 제약회사의 지원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 사는 임상시험에 사용된 혈압약과 고지혈증약을 지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2월 27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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