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시내티대학 아동병원의 소아과 전문의 제시카 칸 박사 연구팀은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은 여성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virus) 감염률이 크게 떨어지고 백신을 맞지 않은 여성의 감염률마저 낮아지는 부수 효과까지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신시내티 대학 아동병원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거나 맞지 않은 10대 소녀와 젊은 여성 약 1천600명을 10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률이 84% 이상으로 높아졌고 백신을 맞은 여성은 HPV 감염률이 35%에서 6.7%로 81%나 낮아졌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와 함께 백신을 맞지 않은 여성도 HPV 감염률이 30%에서 19.4%로 떨어졌다.
이는 집단면역(herd immunity) 효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집단면역이란 한 인구집단 중에 특정 감염 질환에 대한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많을 때 그 질환에 대한 전체 인구집단의 저항력이 커지는 것을 말한다.
특정 질환을 예방하는 백신을 맞은 사람이 많아질수록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해당 질병에 잘 걸리지 않는 덕을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백신을 맞지 않아도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니며 최선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고 칸 박사는 강조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은 이미 임상시험을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지만, 실제 생활에서 그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가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자궁경부암 백신에는 자궁경부암의 70%를 일으키는 두 가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16, HPV18)를 표적으로 하는 서바릭스(Cervarix)와 이 두 가지 HPV에 콘딜로마를 일으키는 다른 두 가지 HPV 변종(HPV6, HPV11)을 추가한 가다실(Gardasil)이 있다.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11~12세에 시작하지만 이때 못 맞은 젊은 여성은 뒤늦게라도 맞도록 권장되고 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소아과학회(American Academy of Pediatrics)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 최신호(1월 22일 자)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