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스타틴과 에제티미브에 이어 PCSK9 억제제가 이상지질혈증의 차세대 치료 수단으로 빠르게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개정안에 권고사항으로 새롭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는 지난 4월 발표된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4판 개정안에 대한 최종 점검을 위해 11개 유관학회 관계자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지침 개정 공청회'를 가졌다.
정인경 학회 진료지침이사는 "2013년 이후 유럽, 미국 등에서 새로운 지침이 발표됐고, 새로운 지질강하제의 임상연구결과가 나와 진단 및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진료지침 개정이 필요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치료지침에선 스타틴 요법으로 LDL-C 치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환자에게 LDL-C 목표 수치 달성을 위한 새로운 옵션으로 PCSK9 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이번 지침에선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은 이상지질혈증 환자에서 스타틴 투여로도 LDL-C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최대 내용 스타틴요법에 PCSK9 억제제를 병용투여하는 치료전략을 담았다.
현재 스타틴 투약 후 중증도 위험군은 130mg/dL, 고위험군은 100mg/dL, 초고위험군은 70mg/dL(이하 단위 생략)을 목표 LDL-C 수치로 설정돼 있다.
게다가 진행성 죽상동맥경화성심혈관질환 환자나 당뇨병, 만성콩팥병 3기와 4기,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 있는 초고위험군 환자들의 경우 기존 요법으로 70~80% 정도가 목표치 도달이 어려웠다.
이들에게 있어 PCSK9 억제제는 LDL-C 목표수치를 낮추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또, 스타틴 투여로 LDL-C 목표수치에 도달한 환자라도 이상반응이 있는 경우에는 PCSK9 억제제로 치료할 것을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PCSK9 억제제가 심혈관 위험을 낮춘다는 FOURIER, ODYSSEY OUTCOMES 임상 결과를 기반으로 한다.
FOURIER 연구는 2만7564명의 심혈관질환 환자에서 스타틴에 에볼로쿠맙(제품명 레파타)를 추가한 군의 LDL-C가 59% 줄었으며, 2.2년의 연구기간 동안 심혈관질환 상대 위험율이 15% 감소했다.
최대 용량의 스타틴 사용에도 LDL-C가 조절되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ODYSSEY 연구에선 알리로쿠맙을 병용투여 시 위약군보다 치료 24주 후 LDL-C 수치가 약 62% 감소, LDL-C 목표 도달률은 79.3%에 달했다.
최성훈 한림대 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고위험군에서는 LDL-C를 떨어뜨리기 위해 스타틴을 먼저 사용하고, 목표 달성여부에 따라 이상반응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상반응이 없으면 치료를 유지하지만 이상반응이 있거나 효과가 없으면 최대 가용 스타틴에 에제티미브와 PCSK9 억제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PCSK9 억제제 2종, 급여 등재 기대"
한편, 이번 지침 개정으로 향후 국내에서 PCSK9 억제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PCSK9 억제제는 현재 암젠 '레파타(성분명 에볼로쿠맙)'와 사노피와 리제네론이 공동개발한 '프랄런트(성분명 알리로쿠맙)' 2종이 국내에서 허가를 받아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다.
두 품목은 201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FDA는 현재 치료옵션으로 LDL-C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 에볼로쿠맙과 알리로쿠맙을 투여하도록 했다.
식습관 개선, 최대 용량의 스타틴과 병용하고, 이형접합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동형접합형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추가적으로 LDL 감소가 필요한 심장발작 또는 뇌졸중 등 ASCVD 환자에게 투여하도록 했다.
국내에서 '레파타'는 환자 수가 100명이 안되는 것으로 알려진 동형접합 고콜레스테롤혈증(HoFH)에 대한 적응증을 받았다.
반면, '프랄런트'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으로 충분히 LDL-C가 조절되지 않는 경우 심혈관질환 위험도가 높은 고위험군이나 HeFH에 사용이 가능하다.
이처럼 PCSK9 억제제가 개정 가이드라인에 새롭게 반영되면서 해당 품목의 급여 등재 진행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여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효수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이사장은 "이번 개정안이 출판되면 PCSK9 억제 기전의 약물들에 관한 급여 논의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주PCSK9 억제제의 경우 기존 약과 달리 주사제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