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수컷 쥐를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할 경우 심장종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드러났지만 이것이 인체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미 연구기관이 밝혔다.
쥐와 같은 설치류 동물에서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이 입증됐지만 아직 인체 유해성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연구결과로 지난 20여년간 지속한 휴대전화 전자파의 유해성을 둘러싼 해묵은 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립보건원 산하 독성물질관리프로그램(NTP)연구원들은 지난 1999년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위촉받은 휴대전화 전자파 유해성 여부에 대한 최종보고서를 이번 주 발표했다.
이들은 최종보고서에서 올 초 발표한 보고서 초안과 비교해 휴대전화 전자파 노출과 쥐의 일부 종양 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해 더 명확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명시했다.
최종보고서는 높은 수준의 휴대전화 전자파에 노출된 수컷 쥐의 경우 암성 심장종양이 발생한다는 명백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는 암성 종양 발병의 '일부 증거'가 존재한다는 앞서 보고서 초안 내용과 비교하면 전자파의 (쥐)암종양 발병 상관성이 훨씬 명확해진 것이다.
휴대전화 전자파와 수컷 쥐의 뇌 및 부신 종양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올 초 보고서 초안은 그 증거가 '모호'하다고 판정했으나 최종보고서에서는 '일부 증거'가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원들은 연구결과를 검토한 전문가 패널의 권고를 받아들여 보고서 내용을 수정했다.
암컷 쥐와 생쥐(암수컷)의 경우 암과 전자파 노출 상관관계가 덜 분명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의외로 전자파에 노출된 수컷 쥐가 더 오래 살고 신장 질환 발생이 현저히 감소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연구원들은 밝혔다.
NTP의 존 부셔 선임연구원은 그러나 이번 설치류를 대상으로 사용한 전자파 노출이 사람들이 통상적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겪게 되는 전자파 노출과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이번 실험에서 2G와 3G 휴대전화에서 사용하는 고주파 방사를 중점 평가 대상으로 하고 실험 대상 동물들을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통상적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의 전자파에 노출했다.
부셔 연구원은 자신은 개인적으로 잠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개의치 않으나 오랜 시간 통화할 경우에는 소형 헤드폰이나 기타 휴대전화와 인체 간의 간격을 넓히는 장치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그는 NTP의 경우 소비자에 대한 경고가 아니라 감독기관이나 공공의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DA는 휴대전화 사용이 일반화하고 반면 전자파 영향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지난 1999년 NTP에 전자파 유해성 연구를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