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에서 첩약 수가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한의계 내부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신임 집행부가 정부와 전면 재협상에 착수했다.
12일 한의협 홍주의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을 통해 “구체적인 진행 상황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재협상은 이미 시작됐다”며 “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을 만났고, 일부 건의내용에 대해선 긍정적인 시그널을 받았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에서 가장 논란이 된 첩약 수가에 대해 그는 “전임 집행부 때는 15만원 정도의 수가가 책정됐는데, 액수 자체보다는 현실적으로 회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가를 책정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첩약 재료인 한약재를 보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재료손실분 등을 수가에 반영토록 하겠다는 것이다.
홍 회장은 또한 “수가 외에도 시범사업 실시와 관련한 행정적인 낭비요소를 제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급여 청구를 위해 한약재를 전산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등 일련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시간이 소모된다는 설명이다.
홍 회장은 “한의원 부담뿐만 아니라 환자들도 약을 처방받은 후 치료비를 결제하고 나갈 때까지 지나치게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한(醫韓) 극한 갈등, 국민 피로감 지속돼 상호 존중하며 윈윈(win-win) 모색"
한편, 이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진 홍 회장은 향후 의료계와의 관계에 대한 한의협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홍 회장은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한의사와 의사 간 직역다툼이 계속됐고 이제는 의한 갈등이 불거질 때마다 국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라며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 집행부와는) 서로 존중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필수 회장 등 직역단체장과 상견례가 있었는데, 합리적인 대화를 해보자는 이야기가 오갔다”고 덧붙였다.
다만 각자의 직역범위 외에서 ‘참견’하는 것에는 경계했다. 홍 회장은 “앞선 직역다툼의 주된 원인은 직역과 상관이 없는 부분에서도 ‘감 놔라, 배 놔라’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임 집행부와 달라질 회무 방향으로 그는 “전대 집행부는 방향을 먼저 제시한 후 회원들에게 협조를 구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런 회무방침은 회원들의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 지양코자 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