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보건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가 의정협의체를 꾸려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등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지만 협의체 출범 전부터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국회 등은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본사업 이전에 재논의한다는 입장이지만 의료계는 강행시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치 중이다.
특히 보건복지부와 의협 간 합의문에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에 대해 발전적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고 명시돼 있데, 이 문구의 해석을 두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데일리메디와의 통화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A의원은 “일단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이후 평가해서 재논의 한다. 합의문에 구체적인 문구가 들어가 있지는 않지만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당시 보건복지위원장)과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회장은 지난 1일 만나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은 일단 진행하되 본사업 이전에 재논의 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을 염두한 발언이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대변인 역시 지난 4일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사안인 만큼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의료계가 시범사업에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의정협의체 구성도 전에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의료계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자체를 인정할 수 없고, 강행 시 행동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첩약 과학화 촉구 범의약계 비상대책위원회에 참여한 이왕준 대한병원협회 국제위원장은 “원점에서 논의하겠다는 의정협상 정신을 살려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은 무조건 없애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범대위가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아니기 때문에 뭔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정부가 강행하는 과정에 대해 충분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복지부-의협 간 합의문에는 ‘4대 정책(의대증원, 공공의대 신설, 첩약급여화 시범사업, 비대면진료)의 발전적 방안에 대해 협의체에서 논의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구만으로 본다면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없을뿐더러 의정협의체에서 논의돼야 하는 것이다.
더욱이 이날 범대위 회견에는 의협 이사도 참여했는데,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의정협의체에서 협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대해 의협 관계자는 “합의문에는 첩약급여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는 문구도 없다”며 “의협 집행부라도 다른 단체가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합의했으니 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