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백성주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한의학 입지가 점차 좁아지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정부가 예산을 편성, 국내 한의약의 과학화와 협력을 통한 세계 진출을 꾀한다.
의료계에선 근거가 부족한 한방에 대한 일방적 우대정책으로 국민 혈세를 낭비하는 일을 멈추는 동시에 한방행위 전반에 대한 검증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7일 보건복지부(장관 박능후)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권덕철)은 한의약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한의약 세계화 지원단’을 2021년까지 3년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원단에는 한국한의약진흥원, 경희대학교, 부산대학교, 자생한방병원, 청연한방병원 등 5개 기관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지난 9월 사업 공모에 참여한 기관 중에서 10월 선정 평가 및 사업계획 협상 등을 통해 선정됐다.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이응세)이 사업 대표기관을 담당한다.
지원단은 한의약의 오랜 경험을 외국 의료인, 의대(병원) 등에 전하게 된다. 외국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한의사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는 외국인 한의약 연수, 해외 의대(병원)를 대상으로 하는 한의약 교육 업무협약(MOU) 체결, 미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의사 대상 교육을 위한 교재 개발 등 3개 세부사업을 정했다.
우선 외국인 한의약 연수는 각국 대사관을 통해 모집된 외국 의사 30명을 대상으로 경희대 한의과대학 주관으로 자생한방병원과 청연한방병원이 침구(鍼灸), 한방재활의학, 추나 등에 대한 임상연수를 실시한다.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우즈베키스탄 보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의약 제도와 정책 등에 대한 정책연수를 담당하게 된다.
해외 의대(병원) 한의약 교육은 미국, EU, 러시아, 카자흐스탄의 의대와 병원을 대상으로 한의약을 교육하기 위해 경희대, 부산대, 한국한의약진흥원, 자생 및 청연 한방병원이 MOU 체결한다.
교재 개발 및 강사진 양성 등을 추진하고, 내년 시범교육 운영을 거쳐 2021년에 정규 교육과정 개설을 목표로 추진한다.
한의사 미국 진출을 위한 교재 개발 및 교육 과정 기획, 강사진 양성 등을 한국한의약진흥원이 보건복지인력개발원, 미주한의사협회, 현지 진출의료기관 등과 함께 추진한다.
이를 위해 보건복지부는 올해 사업예산으로 지원단에 국비 3억7000만원을 지원한다. 지원단에 참여하는 기관도 8000만원을 자부담한다.
복지부와 진흥원은 내년 1월 사업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를 2020년 사업계획에 반영하는 등 성과제고를 위한 사업 관리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한의대 이어 중의대 8곳, 세계의과대학 명부서 삭제
최근 세계의과대학명부(The 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 WDMS)에서 중국 중의과 대학 8곳이 삭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최대집)는 의료정책연구소를 통해 세계의학교육협회(WFME)가 세계의과대학명부에서 순수 중의과 대학 8곳을 삭제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세계의학교육협회는 세계의과대학명부를 통해 2900개 이상의 세계 의과대학의 역사, 운영방식, 교육프로그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우리나라 한의대는 지난 2012년 세계의과대학명부에서 삭제됐으며,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의학교육협회 회의에서는 우리나라 한의대의 세계의과대학명부 등재 불가를 재확인한바 있다.
의협은 “세계의학교육협회의 이러한 결정들은 세계 의학계에서 우리나라의 한의학과 중국의 중의학 등 전통의학을 현대의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인식과 평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결과”라고 논평했다.
박종혁 의협 홍보이사 겸 대변인은 “객관적, 과학적으로 검증할 수 없는 전통의학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는 의미”라며 “오래됐기 때문에 검증된 것이라는 억지가 국제사회에서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