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건강기능식품 소분제조 및 판매를 허용한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의 입법예고에 대해 한의계가 비의료인의 한약 처방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건강기능식품 원료의 30% 이상이 한약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분제조가 가능해진다면 실질적으로 업자가 한약을 처방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다.
또 소분포장을 할 경우 첩약과 건강기능식품 모양이 유사해 소비자들의 혼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식약처는 지난 8월3일 구매자 요구에 따른 맞춤포장을 위한 건강기능식품의 소분제조와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했다. 입법예고 기간은 오는 12일까지다.
그러자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은 관련 법률개정안의 즉각적인 폐기를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입법예고된 내용처럼 ‘개인형 팩 조제’ 등이 가능해지면, 건강기능식품판매업자가 한의원에서 조제한 첩약 등과 유사한 형태로 건강기능식품을 조제·판매하게 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비의료인 업자가 제조한 식품을 환자들이 한약 등 의약품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 한의협측 설명이다.
한의협은 "현재 건강기능식품 원료 중 한약재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원료가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분 판매와 그에 따른 조합이 가능해 진다면 비의료인인 건강기능식품판매업자가 실질적으로 한약을 처방함으로써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건강기능식품의 소분을 허용하게 되면 건강기능식품을 마치 의약품인 것처럼 판매하는 불법적인 행태가 증가하고 이에 대한 단속도 어렵게 되는 심각한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행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은 질병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한 의약품이 아니라는 내용을 표시해야 한다. 또 식품 등을 의약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표시 또는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식약처는 "건강기능식품의 소분제조 및 판매는 일종의 서비스일 뿐이며 한의원에서 조제하는 의약품과는 다른 개념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