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대한간호협회가 내년도 협회비를 기존 5만8000원에서 1만원 인상한 6만8000원으로 책정하자 회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한간호협회는 지난달 25일 롯데호텔서울에서 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2023년도 회비 책정 건을 논의, 중앙회비를 1만원 인상해 6만8000원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간협 회비는 간호사 면허증을 소지한 자 중에서 협회 일반회원으로 등록돼 있는 사람이 내는 연회비로 대한간호협회비와 각 지부회비로 구성된다.
협회비는 지난 2019년 대의원총회에서 2만원 인하 결정 이후 5만8000원을 유지해왔다. 당시 간호협회는 회원복지 포인트 제도를 폐지하고 지급되던 포인트만큼 회원들의 회비 부담을 낮췄다.
하지만 인하 3년 만에 다시 인상이 결정되며 간협 회원들은 내년도 회비로 6만8000원을 지불해야 한다. 첫 가입자는 신입회비 2만6000원이 별도로 책정돼 9만5000원을 납부해야 한다.
협회비를 납부하면 간협이 간호사들에게 제공하는 보수교육비용 할인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구색맞추기용 아닌 세부 사용내역부터 공개하라"
하지만 회원들은 "협회비 인상 이전에 구체적인 사용 내역을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이하 간호사회)는 "대부분 임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본인이 알지 못하는 사이에 간협에 가입돼 회비를 납부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회비가 아까운 것이 아닐지라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간호협회는 매년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협회비를 포함한 회계 내역을 게재하고 있으며, 대의원총회에서 세부적 내용을 공개한다.
이에 간호사회는 “간협 대의원총회는 목적이나 일시, 안건 등에 대한 사전 공고 조항이 없으며 안건 상정도 문서로 건명과 요지를 기입해 사전에 대표자회의에 제출해야 한다”며 “참석 통로를 다양화하는 의협 등과 달리 대의원 회의 참석권이 제한적이라 쉽게 참여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한 장의 뭉뚱그린 결산 및 예산 파일으로는 회비가 어떻게 구체적으로 사용되는지 파악할 수 없다”며 “대부분의 회원들은 보수교육에 회비가 사용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보수교육에 쓰이는 회비 비율은 1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수도권 병원에서 근무 중인 간호사 A씨도 "간호협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회계자료는 세부적인 내용이 하나도 없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쓰였는지 전혀 확인할 수 없다. 간협이 책임을 피해가기 위한 구색맞추기용이라는 생각밖에 안든다"며 "사용 내역을 공개하거나 회비를 자율적으로 납부할 수 있도록 협회가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실제 지난 2020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간호협회는 협회비 명목으로 회비를 거둬 대체 무엇을 하느냐’고 지적하며 간호협회비 폐지를 청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대한간호사협회는 협회비 명목으로 매년 간호사들에게 5만 8000원의 회비를 거두는데 협회가 간호사비로 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다수의 간호사가 협회비 납부에 의문점을 갖고 있고 회비가 어디에 쓰이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교 학생회비, 아파트 관리비도 이보다는 투명하게 운영될 것 같다”며 “간호협회비 폐지가 어렵다면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협회비를 줄여 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