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가 국내에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국민들은 감염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고 국가적 차원의 지원 체계도 신속히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의료현장에서 직접 싸우는 의료진들은 인력 배분이나 근무 환경, 수당 지급 등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고 지적한다. 감염관리간호사에 대한 중요 1996년 창립 이후 25년째 감염관리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간호사 단체인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의 최지연 회장을 통해 현장 간호사들의 근무 고충과 지원책, 간호사회의 2021 목표 등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감염관리간호사회 간단히 소개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는 1996년 창립돼 올해 25년째 활동하고 있는 감염관리간호사들의 전문 단체다. 의료기관의 감염 예방과 관리 활동의 핵심 인력인 감염관리 간호사들의 체계적인 교육과 감염관리 지침의 수립, 신속한 정보 교육을 통해 감염으로부터 안전한 사회와 의료 환경 구현을 목표로 한다. 감염관리실이라는 부서는 2000년대 초반부터 주기적으로 발생한 신종감염병의 유행으로 인한 국가적 위기 시마다 각 의료기관의 숨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본 회에서는 감염관리간호사 교육을 위해 매년 정기적으로 대상자를 달리한 연수과정(기본, 실무과정)을 개최하고, 감염관리 전문가가 투입된 실습과정을 운영하는 등 차별화된 역량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Q. 코로나19 대응 관련 현장에서 어떤 역할 수행하는지
보건당국의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은 본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사태의 대응전략을 위한 각종 회의에 간호사회 소속 전문가들이 정책 방향 제시를 위해 동참하고 있다. 또한 최근 집단감염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이 감지되면 초동 투입되는 보건당국 관리팀에 간호사회에서 파견한 감염관리전문가가 함께해 초기 대응 업무를 맡는 등 현장에서 활발한 역할을 하고 있다.
Q. 최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어떤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한 것인지
코로나19 유행 초기에는 대통령 직속 보건의료혁신TF 위원으로, 최근에는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환자 수술 시 감염관리'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투석환자 감염관리' 등 감염관리 기준 마련과 정책연구에 참여해 선별진료소 현황 조사 및 운영방안 개선안을 마련했다. 중앙대병원에서 근무하며 2016년부터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을 운영해왔고 이번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확진환자 입원과 치료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수상하게 됐다. 전국의 감염관리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대부분의 업무로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에 모든 감염관리간호사들을 대표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생각한다.
"간호인력 지원, 구호 아닌 제도적 현실화 절실"
“감염관리간호사들 '불필요한 행정업무 반복' 등 고충 토로”
“겨울철 한파 등 겹쳐 과중한 업무로 극한 상황에 많이 지쳐, 근본적 처우개선 시급”
“코로나19 향후 대응 중심에는 백신과 예방접종 시행 후 방역 준비가 주축”
Q. 코로나19 발생 1년이 지났다. 정부와 의료계 대응 및 향후 코로나19 진행 전망
그간 총 세 번의 대유행이 있었다. 정부의 대응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예산 지원, 손실 보상, 수가 보존, 인력과 장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한다. 의료계 또한 손실을 감수하면서 동원 명령에 협조하고 병상을 보충하는 등 협조하는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부와 의료계, 국민이 만들어낸 ‘K방역’이라는 이름의 여러 대응 체계는 세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 분명히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는 마음 놓고 방역의 끈이 느슨해지는 틈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향후 대응의 중심에는 백신과 예방접종 시행 후 방역에 대한 준비가 주된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예방접종이 정점에 도달하면 현재 시행하고 있는 입국자 14일 격리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달라져야 할 것이고 우리나라 역시 안전하게 일상으로 돌아가야 할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Q. 감염관리간호사들 업무에 있어 불편한 점과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감염관리간호사들이 공통적으로 토로하는 고충은 불필요한 행정업무가 반복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이다. 1년 가까이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반드시 체계화된 정보 수집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현재는 확진 환자의 분류(중등증, 중환자)나 진행되고 있는 치료 내용(약물, 산소, 인공호흡기 등) 등 같은 내용의 정보를 각각 다른 보고 라인으로 많게는 4~5개 사이트 입력 또는 메일링하는 방법으로 보고해야 한다. 단기간 대응으로 끝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장기전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한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고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국가적인 정보수집과 관리체계가 합리적으로 운영되길 바란다.
Q. 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의료환경에서 근무하며 체감한 현장간호사들 고충은
무엇보다 과중한 업무와 극한 상황에서 겪는 체력적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사계절이 존재하는 우리나라에서는 개인보호구를 착용하는 것 또한 날씨에 따라 현장 간호사들이 견뎌내야 하는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다. 소독제도 얼어버리는 요즘 같은 한파에는 보호구를 착용하고 선별진료소에 10분만 서 있어도 손발이 꽁꽁 얼어버린다. 환자들의 무리한 요구와 배려 없는 행동 또한 큰 상처가 된다. 육체적·정신적 고충 해결책은 다른 것보다도 충분한 인력 지원이 우선돼야 한다. 간호사 인력지원이 이제는 말 뿐이 아닌 현실이 돼야 하는 시점이라 생각한다. 기준이 합당하지 지원은 오히려 오랫동안 현장에서 고생해온 간호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근본적인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
Q. 2021년 감염간호사회 핵심 사업 목표
대한감염관리간호사회 존재 이유는 전국 감염관리간호사 역량 강화와 지원이다. 2021년에는 교육의 장(場)을 더욱 확대하고 지난 한 해 비대면 교육으로 공백이 생겼던 공간을 충실하게 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수년간 유지해 오고 있는 감염관리 실무전문가 인증 제도를 더욱 공신력 있는 시스템으로 확대 및 발전시키고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어렵게 훈련된 감염관리 인력들이 격무에 지쳐 이탈하는 일이 줄어들도록 처우 개선과 지원을 위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
감염관리실은 각 의료기관에서 의료관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한 업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간혹 감염병 유행상황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염관리 측면’이라는 핵심은 빠뜨린 채 각 부서 본연의 업무인 그 ‘모든 일’ 자체가 감염관리실로 넘겨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하곤 한다. 합리적인 업무 분장과 지원이 병행돼 감염관리간호사가 감염관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의료기관들의 이해와 배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