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간호사 '병역 대체' 검토···의료취약지 '공중보건간호사'
전국 공공의료원 35곳 중 34곳 인원 태부족, 정원 대비 '904명' 미달
2021.06.03 12:3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간호사 자격증을 가진 남자 간호사의 병역을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에서 ‘공중보건간호사’로 수행토록 하는 방안이 재추진된다.
 
전국 공공의료원 대부분에서 간호사가 태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통해 공공의료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남자 간호사 수가 증가함에 따라 공중보건간호사제는 간호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3일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병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병역법 개정안은 간호사 면허를 취득한 자가 공중보건업무에 종사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간호사를 규정해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쉽게 말해 군의관 등처럼 간호사도 병역 의무를 의료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최근 간호대에 진학하는 남학생 비율이 증가하면서 공중보건간호사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적잖았다. 대한간호협회에(간협)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간호대에 재학 중인 남학생은 2만4058명(22.4%)으로 집계됐고, 간호사 국가시험에 합격한 남성도 1996년 19명에서 2019년 2843명으로 급증했다.
 
보건의료에서 간호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의료 인력의 68%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에서 간호사는 공공의료 영역으로 병역의무를 대체할 수 없었다.
 
간호사 면허증을 보유한 남자 간호사의 증가와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의 간호사 부족이라는 상황이 맞물려 입법이 추진되는 것이다.
 
윤 의원은 “간호사 등 의료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농·어촌 등 의료취약지역의 보건의료 환경 개선과 공공의료기관의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입법 취지를 설명했다.
 
관건은 타 직역의 반발이다. 동 개정안은 지난 2017년에도 김명연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 의원과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에 의해 발의됐으나, 대한의사협회(의협)와 국방부 반대로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의협은 “전국 보건(지)소 및 진료소에 공무원 자격의 간호사가 파견돼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공중보건간호사 인력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간호사가 공중보건영역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업무범위의 제약을 감안할 때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한편 윤 의원에 따르면 2018년 12월 31일 기준 전국 공공의료원 35개소 중 34개소에서 정원 대비 간호사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의료원 간호사는 총 정원 6517명 대비 904명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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