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간호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부가 간호수가를 인상하고 인상폭이 간호사들에게 직접 제공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그 추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하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간호사 수급 불균형 해소 및 지원방안 토론회’에서는 간호사 분포 실태에 대한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박소영 신한대 간호대학 교수[사진 左]는 “우리나라 현재 배출되고 있는 신규 간호사 수를 유지할 경우 전체 간호사 수는 오는 2020년 43만4026명, 2030년 62만8756명, 2040년 82만3486명으로 늘어나 OECD 국가 평균 인구 1000명 당 간호사 수를 상회하는 15.8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소영 교수는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간호사 수도 2020년 22만1353명, 2030년 32만665명, 2040명 41만9977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이 병상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등 보건의료자원에 대한 미흡한 관리정책의 결과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박소영 교수는 “OECD 국가들의 경우 의료의 질 또는 성과 제고와 효율성이라는 정책목표 아래 간호사 수를 늘리고 병상 수는 줄여나가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병상 수 증가량이 간호사 수 증원을 앞지르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고 간호사 대비 간호조무사 비율 역시 OECD국가 평균보다 3.5배 높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간호사 이직률을 낮추기 위한 근본적 대책이 없다면 모든 정책적 시도가 물거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보건의료노조 나영명 정책기획실장은 “유휴간호사 재취업을 확대하는 정책이 시행됐지만 현실과 괴리가 있는 정책이었다”며 “근무 유연성의 실제적 확보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나영명 실장은 “그간 시설과 장비는 과잉공급됐음에도 인력적 부분은 과소공급됐다”며 “정부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인력 문제를 접근, 추진할 것인지 근본적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의료 서비스의 양극화 현상이 수익에 집중하는 민간 중심 의료 환경에 기인한다는 분석도 더해졌다.
대한간호협회 서순림 제1부회장은 이어 “민간이 90%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중심의 의료서비스 구조에서는 불균형과 양극화는 불가피하다”며 “이를 완화 또는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국민 간호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전제로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적정 의료서비스와 지역 간 분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순림 제1부회장은 대국민 간호서비스의 질적 수준 향상을 위한 방안으로 △간호사 이직률·사직률 감소를 통한 숙련 간호사 확보 △지나치게 높은 간호보조인력 비중의 재조정 △양질의 실습교육을 위한 간호교육 시스템 마련 등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간호사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수가 구조 개편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정책과장은 “병원 내 수가가 지불되더라도 간호사에게 직접 전달되는 연결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유관 부서와 대안을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곽순헌 과장은 또 “시간제 간호사 유연근무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수가 구조를 개편하고자 한다”며 “아울러 임신순번제 등 인권침해적 행위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 마련도 필요하다면 진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